비상장·혁신벤처 투자 BDC 도입… 코스닥도 30% 투자 가능

      2019.09.26 17:43   수정 : 2019.09.26 17:43기사원문
일반 투자자도 혁신 벤처기업에 간접 투자하는 기업성장투자기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가 도입된다. 금융당국은 BDC 운용 권한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외에 벤처캐피털(VC)에도 주고, 최소 자기자본 요건은 공모펀드(80억원) 절반 수준인 40억원 이상으로 설정키로 했다. 아울러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기 위해 공개적 청약권유가 가능한 전문투자자 전용 사모자금조달 경로를 신설하고 소액공모 한도도 높인다.



금융위원회는 26일 한국거래소에서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털 임원을 상대로 BDC 도입방안 및 공·사모제도 개편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금융위는 이날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 다음달 초 '자본시장을 통한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체계 개선방안'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본시장 혁신과제' 중 BDC 제도 도입 및 사모·소액공모 활성화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BDC, 비상장사에 60% 이상 투자

개편안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하고 거래소에 상장해 비상장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BDC 도입이 핵심이다. 최소 200억원 이상을 설정한 후 90일 안에 상장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상장예비심사는 면제된다.


전문투자자 자금만으로 설정한 경우 상장 유예기간으로 3년이 인정된다. 운용경력 3년 이상, 연평균 수탁액 1500억원 이상, 자기자본 40억원 이상, 운용전문인력 2인 이상 등이 최소요건이다. BDC 운용인가를 받은 금융투자업자와 벤처캐피털이 공동운용하거나 벤처캐피털·액셀러레이터에 투자기업 발굴 기능을 위탁하는 것을 허용한다.

BDC 비상장 기업 등 주된 투자대상에 재산의 60%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코스닥 상장 기업 투자 및 중소·벤처기업 관련 조합지분(구주) 매입은 각각 BDC 재산의 30% 이내로 제한된다. 분산투자를 위해 한 기업에 BDC 재산의 20%를 초과해 투자할 수 없다. 여유자금은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10% 이상 의무적으로 투자하고 나머지 자금은 부동산 외에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동일종목에 BDC 재산의 10%까지 투자할 수 있다. BDC 순자산의 100%까지 차입을 허용하고 증자, 성과보수 지급 요건 및 시점은 환매금지형 펀드를 준용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운용 주체가 전체 지분의 5% 이상을 출자하도록 하고, 공시의 경우 공모펀드의 의무에 더해 투자대상회사(회사 총자산의 10% 이상의 자금공급)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추가의무를 부과한다. 펀드와 같이 시가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시가가 없는 경우 공정가액으로 평가한다. 영업행위 규제나 내부통제도 공모펀드나 공모펀드 운용사에 적용되는 수준을 따르도록 했다.

■소액공모 한도 30억·100억 이하로

혁신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모험자본을 적극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사모·소액공모 채널을 늘리고 투자자 보호장치도 마련한다.

청약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 투자경험 및 손실감내 능력이 충분한 개인투자자 등 전문투자자로만 구성된 경우에도 사모로 인정한다. 기존에는 전화나 문자 등 일대일로 50인 미만에게만 청약권유가 가능했지만 TV, 모바일 등을 통한 광고 등 불특정다수에 대한 공개적 청약권유를 허용키로 했다. 이를 통해 발행·취득되는 증권은 전문투자자 간 거래만 허용하되 증권신고서 제출 등 일반공모와 동일한 공시의무를 이행한 이후에는 일반투자자와 거래할 수 있다.

소액공모 한도는 현행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이하, 100억원 이하로 이원화하며 크게 확대했다. 성숙기업이 일반공모 회피수단으로 악용하지 않도록 신설되는 30억원 초과, 100억원 이하 구간의 경우 코넥스 상장법인을 제외한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은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신설되는 사모자금조달 경로와 같이 파생결합증권 등 발행도 금지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성장단계별로 적기에 충분한 자금이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험자본의 역할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은행보다는 자본시장이 앞장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도 그간 발표한 정책이 시장에 안착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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