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조국과 친구지만 정의는 외면할 수 없다"

      2019.09.28 15:48   수정 : 2019.09.28 1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진보진영의 대표적 소신파 논객으로 불리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 "조국 문제를 진영논리로 바라봐선 안 된다"며 거듭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조국 장관 구하기로 총력전을 펴고 있는 진보진영에 쓴소리를 했다.

28일 영남일보에 따르면 진 교수는 전날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특강에서 "조국 사태는 공정성과 정의의 문제이지, 결코 이념이나 진영으로 나뉘어 벌일 논쟁 문제가 아니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진 교수는 최근 정의당이 조국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공직 후보자 적격 입장을 밝히자 실망해 탈당계를 제출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정의당 지도부의 만류로 일단 탈당 절차는 보류했으나 이처럼 조 장관 자격 논란에 대해선 장관으로 부적격하다며 소신을 접지 않고 있다.

진 교수는 조국 장관 딸 입시 특혜 의혹에 대해 "조국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진보'와 '보수'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라며 "조국이나 나경원 모두 자녀의 스펙관리를 부모가 해줬다.
아이들 문제에 왜 부모가 끼어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조 장관에 대해서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다만 "조 장관이 검찰개혁에 목숨을 거는 것은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며 "10여 년 전 조 장관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사법개혁은 꼭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과거부터 조 장관이 가진 소진에 대해선 진정성을 강조했다.

진 교수는 현재 정치권 상황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문제는 중우정치로 흘러간다는 것이다"라며 "진보와 보수 모두 '민중의 독재'로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를 보였다.

진 교수는 자신이 정의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던 이유도 소개하고 정의당에 실망감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조 교수의 장관 임명 전 반대 의견을 정의당에 전달했지만, 당은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탈당 만류 전화에 대해서도 "외부 활동을 사실상 하지 않고 있는 제가 도움 될 일은 크게 없지만, 당이 그렇게(탈당을 만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 탈당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작가 공지영 씨가 자신을 원색 비난한 데 대해선 "공지영 작가의 말이 대체로 사실"이라며 "박사학위도 없고 머리가 나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진중권이 자유한국당에 갈 것이다'라는 것도 (공 작가의) 미래에 대한 예언인데, 내가 뭐라 하겠는가"라며 자신의 소신을 진영논리로 바라본 점에 대해 섭섭하다는 감정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공 작가가) 동양대를 '먼 시골 학교'라고 표현한 것은 안타까웠다"며 "정말 멀어서 그런 건지 지방에 대한 비하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이와 나는 친구(서울대 82학번)"라며 "그렇다고 정의를 외면할 수도 없다. 그러면 나는 어떡하란 말이냐"고 했다.


또 "오히려 여러분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싶다"며 최근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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