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이슈에 매번 발끈하는 北, 왜?

      2019.09.30 15:38   수정 : 2019.09.30 15: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엔군사령부의 역할 강화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또 발끈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군사적 지배를 영구화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미국이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할 대신 오히려 그 지위와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외세의 군사적 지배를 반대하는 남조선 인민들에 대한 우롱"이라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이 추진 중인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면, 현재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는 전작권이 우리 군으로 전환되고 한국군 4성 장군이 전·평시 작전통제권을 모두 행사한다.

그런데 미측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유엔군사령관이 전시 작전지휘권을 행사해야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한국군 사령관의 지휘관계가 애매해진다.


이같은 지휘관계에 대해 노동신문은 "남조선을 동맹의 쇠사슬로 계속 얽어매 놓고 남조선군에 대한 통수권을 영원히 거머쥐려는 미국의 본심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사는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일본에서 창설돼 1957년 7월 서울 용산기지로 옮겨온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현재 유엔사는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영국 등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돼있다.

유엔사의 임무는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정전위원회 가동, 중립국 감독위원회 운영, JSA 경비부대 파견 및 운영, 비무장지대(DMZ) 내 경계초소 운영, 북한과의 장성급 회담 운영 등이다. 아울러 한반도 유사시, 전력 제공국들로부터 병력과 장비를 지원받아 한미연합사의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북한은 계속해서 주한미군 철수와 함께 유엔사 해체를 요구해왔다. 유엔사가 실질적으로는 미군이면서도 유엔군의 이름을 빌려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방부는 유엔사의 역할이 평시 정전협정에 따른 정전 유지와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통합해 연합사 작전을 지원하는 역할로 한정돼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남북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를 약속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 논의에서 유엔사를 배제하라고 요구하면서 자유왕래가 늦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엔사 역할 확대 움직임이 북한의 반발을 부추겨 향후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향후 유엔사가 외연을 넓혀 다국적군 형태가 된다면, 북한은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안전보장에도 위협을 느낄 것이라는 해석이다.
나아가 미국의 중국 견제 의도까지 포함된다면 동북아 지역 갈등이 심화되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추진 과정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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