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병원 의사에 교원 지위, 문제없다"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협력병원 의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학연금 부담을 증가시킨 주범으로 내몰려 거액의 국가부담금을 내야만 했던 학교법인들은 이 돈을 다시 돌려받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울산공업학원 등 5개 학교법인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국가부담금 회수금 약 65억원을 반환하고, 나머지 채무도 존재하지 않는 점을 확인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사학연금 부담 증가시킨 주범?

감사원은 2011년 전국 35개 대학 및 교육부에 대해 '대학등록금 책정 및 재정 운용실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사립학교법인들이 협력병원 의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는 관행을 적발했다며 교육부와 사학연금에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후 교육부는 2012년 2월 각 학교법인에 협력병원 의사들과 체결한 전임교원 임용계약을 해지하라는 처분을 내렸고, 사학연금은 그 동안 국가가 부담한 사학연금·건강보험료 등 국가부담금 약 126억원의 납부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거듭된 독촉에 못 이긴 학교법인들은 △울산공업학원(울산대) 약 23억1000만원 △성균관대학 약 19억4000만원 △일송학원(한양대) 약 3억9000만원 △성광학원(차의과대) 7억2000만원 △가천학원(가천의과대) 약 6억5000만원 등 회수금 중 일부를 두 차례에 나눠 사학연금에 납부했다. 이후 사학연금이 미납금 약 65억원에 대해서도 납부할 것을 독촉하자 각 학교법인은 지난해 3월 사학연금을 상대로 "국가부담금 회수금 납부의무는 존재하지 않고, 이미 납부한 돈도 부당이득이므로 돌려 달라"고 소송을 냈다.

■"납부한 회수금, 반환해야"

법원은 학교법인들이 사학연금에 납부한 회수금은 법률적 원인 없이 수령한 것이므로 반환해야 하고, 미납금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우선 "사학연금의 납부 통지는 행정처분이 아닌 사법상의 효력을 가지는 통지에 불과하다"며 "사학연금법은 국가부담금이 부당하게 지원된 경우 이를 환수할 권한을 사학연금에 부여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협력병원 근무 교원에 대해서도 "사립학교법 규정에 부합하는 임용절차를 거쳐 학교법인들이 운영하는 의과대학의 교원으로 채용됐다"면서 "사립학교법상 교원의 지위를 갖는다"며 위법성은 없다고 봤다.

[e-mail]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