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서민금융 채무자 47%, 서민금융 받고도 추가대출 받아

      2019.10.06 13:35   수정 : 2019.10.06 13: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민금융을 받은 사람 절반 가량이 추가로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대출금액의 70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대출이었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제윤경(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CB,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5월 말 기준으로 서민금융 상품을 받은 채무자 164만3381명 중 77만4966명(47.2%)가 서민금융상품을 받고도 최소 1건 이상 추가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금융을 받은 사람 중 절반가량은 대출이 추가로 필요해 또다시 고금리 업체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4건 이상 추가대출을 받은 사람도 25만 명(15.5%)에 달했다. 추가대출금액의 70%는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서민금융상품은 고금리를 저금리 대출로 대환해주는 바꿔드림론을 비롯해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넘기 힘든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 햇살론, 미소금융을 말한다. 바꿔드림론은 연 20% 넘는 고금리를 10% 안팎의 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으로 2008년 말 출시됐지만, 초반에 무분별하게 대출이 진행됨에 따라 현재 대위변제율(채무자가 빚을 못 갚아 정부가 대신 갚아준 비율)이 28.5%에 이를 정도로 상환율이 좋지 않아 올 10월부터 대환상품인 '햇살론17'로 대체되어 새롭게 관리한다.


하지만 저신용자 등 서민들이 서민금융만으로 자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대부업 등 고금리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바꿔드림론의 경우 전체 채무자 2만2264명 중 1만6098명 72.3%가 추가대출을 받았고, 31.3%는 4건 이상 추가대출을 받았다. 실제로 바꿔드림론은 4대 정책금융상품 중에 부실률이 28.5% 가장 높아 관리가 요구되는 상품이다. 바꿔드림론 추가대출자 중 92.2%는 은행을 제외한 제2금융권(여신 캐피탈 보험 저축은행 대부업)에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희망홀씨의 경우 전체 채무자 77만4479명 중 30만3065명(39.1%)가 추가대출을 받았고, 9만453명(11.7%)은 4건 이상 추가대출을 받았다. 햇살론의 경우 전체 채무자 75만9565명 중 42만4410명(55.8%)가 추가대출을 받았고, 4건 이상 추가대출자는 15만1104(19.9%)였다. 미소금융 전체 채무자 8만7073명 중 3만1393(36%)가 추가대출을 받았고 6052명(7%)은 4건 이상 추가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민금융상품을 받은 채무자 중 절반이 추가 대출이 유발된 상황에서 서민금융상품을 무작정 늘리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빚내서 집 사라'를 외쳤던 지난 정부의 정책 방향과는 다른 채무자 맞춤형 상담을 통한 복지 확대와 완전한 경제적 재기지원, 자활로 정책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윤경 의원은 "추가대출 현황은 신용조회사에 요구하면 충분히 받을 수 있던 자료인데, 기초적 자료의 분석없이는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근본적 고민과 발전이란 있을 수 없다"며 "추가대출 현황은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빚의 굴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경제적 재기지원이 요원하다는 강력하고 위험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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