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도시 울산의 뿌리는 야학... 되돌아 본 민족사학 '보성학교'
2019.10.09 12:01
수정 : 2019.10.09 16: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한글과 독립운동은 일제강점기 민족정신을 대표한다. 9일 한글날을 맞아 외솔 최현배 선생을 배출한 한글도시 울산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글교육과 민족계몽을 통해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옛 스승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울산시교육청은 제573돌 한글날을 맞아 이날 오전 11시 울산시 동구 일산동 옛 보성학교 터에서 ‘일산의 붉은 호랑이들 보성학교’라는 제목으로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보성학교는 3.1운동으로 고조된 교육열기가 확산되자 1920년 이 고장 출신인 성세빈 선생이 노동야학 형태로 설립한 것이 시초였다. 당시 울산에서 들불처럼 번지 야학은 100곳이 넘었고 독립운동의 근간이 되었다. 보성학교는 이후 1922년 지역 유지들의 도움으로 사립학교로 변경, 설립됐다.
보성학교는 이후 일제로부터 교원들의 사상이 불순하다고 폐쇄명령을 받았지만 수차례 탄압을 견뎌내고 1945년 강제 폐교될 때까지 총 21회, 499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울산 유일의 민족사립학교로 남았다.
보성학교는 우리말을 가르치며 민족교육의 요람이었으며, 독립운동과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한 항일운동의 터전이었다.
이 지역 태생으로 1928년 일본 도쿄에서 일왕 히로히토의 암살을 시도했다는 죄목으로 구속돼 28세 나이로 순국한 서진문 선생(1901~1928)이 대표적이다. 선생은 보성학교에서 야학 교사를 하며 민족계몽에 앞장서다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노동자총동맹 중앙위원으로 재일 한국 노동자 권익을 위해서도 활동했다.
또한, 보성학교는 소년회, 청년회, 신간회로 이어지는 지역 사회운동의 거점으로 기여한 바가 컸다.
한편 이날 행사는 울산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울산교육 독립운동 100년의 빛’ 다섯 번째 순서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이다.
시 교육청은 이에 따라 보성학교와 관련한 내용을 웹툰으로 제작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또 역사의 자리로 기억하기 위해 ‘성세빈 선생 송덕비’ 인근에 기념 표지판과 QR코드 현판을 설치했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 울산교육 독립운동 100년의 빛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보성학교가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울산교육 속 독립운동을 발굴하고, 기록하고 추모하는 사업은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