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정보전', 고비용에도 '디지털포렌식' 경쟁 치열...왜?

      2019.10.09 11:29   수정 : 2019.10.09 11: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보는 경쟁력이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빠르게 선별해내는 것이야 말로 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법조계 역시 정보전(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보기술이 발전하면서 정보를 얻는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법조계에서 양질의 발빠른 정보 습득을 위해 각광받는 기술은 '디지털 포렌식'이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인터넷 상에 남아 있는 다양한 디지털 정보를 복구하거나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을 말한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인력 '인기'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로펌들 사이에서 다양한 정보 등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보유하거나 관련 인력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로펌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디지털 포렌식에 대해 투자하는 이유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수임한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거나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외부 기관에 디지털 포렌식을 맡길 경우 주요 정보가 누락되거나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통한 정보력을 활용해 그간 법조계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린 대표 로펌은 김앤장법률사무소다. 장비와 투자면에서 김앤장이 단연 으뜸이라는 인식에 국내외 기업들이 이를 믿고 수임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로펌들도 저마다 특색을 내세우며 디지털 포렌식 기술와 인력 보강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법무법인 광장은 디지털 포렌식의 핵심인 삭제 데이터를 복구하는 기술 뿐 아니라 대용량 데이터를 단시간 내에 분석할 수 있는 '비정형 데이터 분석 도구'를 구비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을 곳곳에서 영입하고 있다.

현재 광장 디지털 포렌직 주요 인력에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부장을 역임하고 2017년 광장에 합류한 박근범 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가 팀장을 맡고 있다. 영업비밀 및 내부 조사 업무 분야의 전문가 이태엽 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디지털포렌직 담당관을 역임한 전현식 전문위원 등 20여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해외 소송도 지원, 역량 강화"
주요 로펌들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분석과 함께 '보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는 디지털포렌식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사이버보안 문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디지털 포렌식을 위해 디스커버리센터를 구축해 국내는 물론 해외 소송에도 포렌식 기술이 지원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디스커버리센터를 통해 화우는 △예방적 감사기능 수행을 통한 법적 위험 차단 △지식재산 사건 △조세 사건 △수사·조사·재판 등의 증거 확보 △해외 소송 중재 △공정거래위원회 사건 등 광범위한 사건을 커버하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도 예방과 수습으로 업무를 분리해 디지털 포렌식 관련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방 서비스로는 수사 대비 자문과 기업 내부조사 등의 업무를 지원해주고 있으며, 수습 서비스로는 영업비밀침해사건 및 고소사건에서 증거 확보,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다.


최성진 세종 변호사은 "디지털 포렌식 절차 및 법적 쟁점,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서비스 지원을 위해 디지털포렌식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며 "연구소는 단순 디지털 포렌식 업무를 넘어 이를 수반하는 다양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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