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 "화성 8차, ‘삼례 나라슈퍼’ 사건과 같을 수도"

      2019.10.14 12:16   수정 : 2019.10.14 13:50기사원문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수원=뉴스1) 이윤희 기자,유재규 기자 = 모방범죄로 결론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 윤모씨(52)의 조력자인 박준영 변호사는 14일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윤씨가 담장을 넘어 범행 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윤씨)그분 걸음걸이를 실제로 보니 많이 불편해 보였다. 담을 넘었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수사기록을 충분히 검토해야할 부분"이라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 현재까지 수사기록상 어떤 정확한 진술이 없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으로 당시 경찰이 이 사건을 몰고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차 사건이)삼례 나라슈퍼 사건과 비슷하다.
그때도 억울하게 옥살이 한 사람은 담 넘어 갔다고 하고, 진범은 대문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1999년 전북 완주 삼례읍에서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청년 3명이 담장을 넘어 일가족 3명을 결박하는 과정에서 70대 여성을 숨지게 한 강도치사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이들이 담장을 넘어 범행했다는 자백을 받아냈고, 결국 대법원까지 이어진 최종 판결에서 3~6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돼 만기 출소했다.

하지만 2016년 이 사건의 진범이 붙잡혔고, 진범은 "담장이 아닌 대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 3명의 재심을 맡아 무죄를 이끌어낸 장본인이 박 변호사다.

박 변호사는 "범행을 저지를 때 담을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나라는게 당시 수사관들의 생각인 것 같다"면서 "최근 경찰 조사에서 이춘재가 8차 사건과 관련, 유의미한 진술을 했다는데 그것이 과연 '피해자 자택 침입' 경로와 관련이 있을 지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경찰들이 이 사건을 최선을 다해 조사하면 온 국민들이 박수칠 것이다"면서 "전직 선배경찰이라고 해서 이것저것 고려해가며 이 사건을 다루면 안된다. 언젠가 다시 불거지고 밝혀져야할 부분이기 때문에 이참에 제대로 된 진실규명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씨의 변호인단은 충분한 전문가 의견과 경찰의 당시 수사기록 확보 후 본격적인 재심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재심 변호인단은 박 변호사와 화성 2차, 7차사건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법무법인 다산)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 소속의 또 다른 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56)가 화성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하면서 8차 사건 당시 증거물을 국과수에 보내 DNA 감정 등을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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