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현금보유 3년간 50%↑.."경기 불확실성 대비"

      2019.10.14 16:40   수정 : 2019.10.14 16: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소기업들의 현금·예금 증가세가 최근 3년간 50% 이상 늘어나며 대기업·중견기업 수준을 두배 가까이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수출 등 주요 거시경제지표가 악화되고 내수마저 불안하는 등 가중되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4일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현금예금 총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법인세 신고 시 제출한 표준대차대조표(금융·보험·증권업 제외)상 당좌자산 중 업종별 평균 매출액이 1500억원 이하인 중소기업의 현금 및 예금 총액은 2017년 기준 112조 9558억원으로 집계됐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14년 75조 2686억원과 비교해 3년간 37조 6872억원(50.1%)이 증가한 것이다.

반면 대기업, 중견기업 등을 포함한 일반법인의 현금예금 총액은 2014년 149조 5605억원에서 2017년 192조 8371억원으로 늘었지만 증가율은 28.9%로 중소기업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연도별로 중소기업은 2015년 80조 8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올랐고, 2016년 99조 2792억원(22.8%), 2017년 112조 9558억원(13.8%)을 나타냈다.

일반법인의 경우 2015년 147조 814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1% 오히려 감소했다. 이후 2016년 173조 6370억원(17.5%), 2017년 192조 8371억원(11.1%)을 기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2016~2017년 사이 중소기업 수가 일반법인에 비해 다소 늘어나긴 했지만 2014~2017년간 전체 중소기업의 숫자는 크게 변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중소기업 수의 변동이 크지 않은 가운데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최근 들어 평소보다 더 많은 현금·예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보유자산을 매각하는 등 현금성 자산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기간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주요 선진국의 통화긴축 전환, 중국의 경기부진 여파, 영국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국제유가 상승 등에 더해 가계부채 상환 부담 확대,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위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된 시기였다.

이같은 국내 안팎의 경기리스크 요인에 대응해 우리 정부는 2015년부터 5년 연속해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인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기업들이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를 유보하면서 현금성 자산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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