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시계 '째각째각' 한일관계 '먹구름'

      2019.10.14 16:02   수정 : 2019.10.14 16: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는 22일 일왕(日王) 즉위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 한·일 갈등 국면을 위한 활동을 일본 내에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일왕 즉위식 이후 정확히 한 달 뒤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돌려 세우기는 어려울 전망된다.

한·일이 갈등으로 첨예하게 맞서고 있고, 양측 모두 타협의 의사가 없는 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감과 국민정서를 고려해야 했고 결국 이 총리가 낙점된 것이다.

특히 지소미아 같은 큰 건은 상호 간 입장 정도만 확인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지일파'인 이 총리는 이번 방문 계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한 한·일 양국 간 갈등이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단번에 풀리기 보다는 일종의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22일 한·일 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소미아 연장 종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문제에는 일본보다도 미국이 더 발끈하고 나섰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서 한·미·일 공조가 핵심인데 정부가 한·일 공조를 깨트렸다는 이유에서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연장 종료 결정은 명백한 실수며 이로 인해 지역 안보에 차질이 생겼다는 인식을 밝혔고, 한국 정부가 결정을 철회하고 그러기를 권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미국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연장 종료 결정 이후 이를 대놓고 불편해하며 빠른 시일 내에 기존 틀로 복귀할 것으로 종용한 바 있다. 정부 결정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삼가달라는 외교부 차원의 요청도 그다지 먹혀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소미아 문제가 단순히 한·일 간 갈등의 문제를 뛰어넘는 북한의 동아시아 안보 위협, 한·미·일 3각 공조적 측면에 더 크게 맞닿아있는 만큼 이번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계기 방일을 통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소미아는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과 일본의 협정이다. 최근 북한은 기존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수준을 현격히 뛰어 넘는 '3대 핵전력' 중 하나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고 있다. 현 상황이라면 자존감을 넘은 한·일 연대도 가능하다.

일본은 북한의 이번 SLBM 도발에서 한 발 쏜 미사일을 초기 두 발을 쐈다는 잘못된 정보를 전하며 정보 취득의 취약성을 보인 바 있다. 반면 우리 군은 정확하게 이를 짚어냈다. 일본 입장에서도 지소미아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

한·일은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해 앞으로도 공조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한이 일본을 뛰어넘는 고강도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LBM에 맞먹는 도발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북한의 의도다.

하지만 북한에 점증하는 도발 강도에 따른 안보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 총리의 방일 계기 지소미아 등 안보적 측면의 극적 타협은 어려울 전망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가의 정책이라는 특성상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한국의 지소미아 연장 종료 결정 철회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하지만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고, 한·일이 상호 간 유연한 자세를 보여준다면 현 상황이 나쁘더라도 전혀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