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학교 자본잠식률↑·적자 ‘심각’…로열티만 축내

      2019.10.14 16:30   수정 : 2019.10.14 16:41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있는 외국 국제학교 3곳의 누적 부채가 6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구리시)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제출받은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JDC가 자회사인 ㈜제인스(전 해울)을 통해 관리하고 있는 외국 국제학교 3곳이 만성적인 부채에 시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4일 밝혔다.

올 상반기 기준 누적부채는 영국계 NLCS(노스 런던 컬리지잇 스쿨 제주·2011년 개교)가 2384억원, 캐나다계 BHA(브랭섬 홀l·2012년 개교)가 1929억원, 미국계 SJA(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2017년 개교)가 1746억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3개 국제학교의 누적 부채는 총 6060억원에 달한다.

NLCS를 제외한 두 학교는 개교이후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으며, 지난해 각각 41억원(BHA)과 34억원(SJA)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제주영어교육도시에는 한국국제학교(KIS)를 비롯해 NLCS Jeju, BHA, SJA Jeju 등 4개 국제학교가 운용되고 있다. 이 중 KIS를 뺀 나머지 3개 학교는 ㈜제인스가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제인스는 2010년 6월 설립됐으며, 자본금 200억원은 JDC가 100% 출자했다.

윤 의원은 이처럼 외국 국제학교가 만성적 적자에 시달리는 원인 중 하나로 학생 충원율의 저조를 꼽았다.

윤 의원은 "국제학교 3곳 모두가 개교 이후 단 한 번도 정원을 채워본 적이 없으며, NLCS· BHA·SJA 학생 충원율은 88%·68%·6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모집하지 못한 학생 수만 1045명에 달하는데, 정원 미달에서 오는 적자는 고스란히 법인의 부채로 누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특히 "학교들이 이처럼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음에도 학교운영법인은 학교명과 교육시스템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매년 해외 본교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적자로 자본 잠식률이 현재 397%에 이르는 상황인데도, 로열티는 꼬박꼬박 송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외국 본교에 지급된 로열티는 NLCS가 138만5622달러, BHA가 100만달러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현재 국제학교 3곳은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채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까운 시일 내 경영 정상화가 힘든 상황"이라며 "JDC는 학생 정원을 채우기 위한 방안과 더불어 누적부채 해결을 위한 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JDC "부채 대부분 학교 설립 당시 든 비용…상환 과정"

이에 대해 JDC의 학교운영법인 ㈜제인스는 20년 뒤 2030년부터는 3곳 모두 자본잠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제인스는 "3개 국제학교의 누적 부채는 대부분 건물 임대료나 금융리스 등 학교 설립과정에서 든 돈이며, 지금은 상환하는 과정에 있다"며 "현재 학교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학교별 단기 순손실액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본잠식률이 높은 건 맞지만, 대부분 시설임대료로 상환 중이고, 학생들이 충원되면서 감소 추세에 있다"며 "지금과 같은 학생충원이 이뤄진다면 기간 내 상환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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