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성폭행 미수 후 무고한 목사, 징역 3년 실형 확정

      2019.10.15 06:00   수정 : 2019.10.15 0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20년 넘게 같은 교회를 다닌 조카를 성폭행하려다 고소당하자, 무고죄로 허위고소한 담임목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및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씨(61)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박씨는 2017년 4월 누나의 딸인 A씨(42)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범행을 덮을 목적으로 A씨를 허위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A씨 모녀가 20년 이상 신앙생활을 했던 교회의 목사이기도 했다.

조사 결과 그는 자정께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A씨의 집 앞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하자”며 집으로 들어가 대화를 나누던 중 성폭행을 시도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집 안에는 A씨와 동거 중이었던 남자친구 B씨가 보일러실에 숨어있다가 도움을 요청하는 A씨의 소리에 달려오면서 박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박씨는 범행 직후 두 사람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영상까지 찍었으나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하자 수십 년간 목사로 활동해온 자신의 체면과 위신을 지키기 위해 ‘성폭행한 사실이 없는데, 돈을 갈취할 목적으로 고소한 것’이라는 취지로 같은 해 7월 A씨와 B씨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서에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박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집에 들어가자는 제안을 A씨가 거절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박씨 측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두 사람은 삼촌과 조카이자 오랜 목사와 신도 관계여서 A씨는 박씨를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박씨는 범행 직후 사죄한 이후에도 ‘네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가슴에 묻고 기억에서 다 지워다오’라고 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덮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거듭 보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의 태도로 도저히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심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특별한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해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주변 친족들과의 신뢰관계가 깨져 그들과 반목하게 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초범으로 25년간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목회를 해온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며 피고인은 물론 검찰의 항소도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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