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도, 신흥국도… 동시적 불황시대 진입했다

      2019.10.14 18:13   수정 : 2019.10.14 18:13기사원문
세계 경제가 일제히 하강세로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경제가 이른바 '둔화 공조화'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FT는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집계하는 세계경제 회복 추적지수(TIGER·타이거)가 지난해 1월을 정점으로 하강하고 있다면서 국가별로 취약한 성장세, 성장정체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는 완만하지만 벌써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곳도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1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위협으로만 그쳤던 관세부과를 실행에 옮길 것임을 시사하며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던 때다. FT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타이거지수가 2016년 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선진국, 신흥시장 할 것 없이 모멘텀이 약화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바닥으로 내려앉고 있다. 그나마 금융시장 강세가 타이거지수 추가 하강 속도를 늦춰주는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둔화 공조화 최대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다.
무역전쟁이 세계 교역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제조업을 시작으로 서비스업 등 경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되는 중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이 고작 1.2%에 그칠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인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지속적인 무역긴장과 함께 정치적 불안, 지정학적 위험, 여기에 통화부양정책의 한계 등이 겹쳐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가 지속적으로 약화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투자와 생산성 향상도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세계 경제 동반침체 징후는 많지 않지만 최근 수개월간 정책 담당자들의 경기대응책이 경제를 살리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 높아지고, 장기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인기 없는 구조조정 역시 요원해 성장 발판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세계 경제가 둔화로 무게중심을 옮기던 때 터진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를 끌어내리면서 성장률 전망도 속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14일부터 공동으로 연차총회를 개최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이번 연차총회 기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민간 연구소 대부분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008~2009년 금융위기에 이은 세계 경제 대공황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올해 전 세계의 약 90%가 성장둔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비관했다.

다만 아직 세계 경제침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프라사드 교수는 둔화세 확산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가 당장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두려움은 기우"라면서 지표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용과 소비가 뒷받침돼 전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은 지금 당장은 낮다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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