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 불안감..IMF "보험사·연기금·자산운용사 규제 강화해야"

      2019.10.18 16:54   수정 : 2019.10.18 16: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초저금리가 단기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고는 있지만 경기둔화 속에서 부채상환 부담을 높여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16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IMF는 이날 공개한 연례 '세계금융안정성보고서(GFSR)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보고서는 부채상환 부담에 따른 금융불안을 줄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각국 정책담당자들은 보험사·연기금·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사들에 대한 규제를 은행만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MF는 시간이 촉박하다면서 규제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 작성 책임자인 토비아스 에이드리안 IMF 금융·자본시장국장은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을 좇아 더 위험하고, 유동성이 낮은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자산에 대한 노출은 충격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에이드리안 국장은 저금리가 '지금 당장은' 성장을 돕고 있지만 "중기적으로 성장을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기하강세에 속도가 붙으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대한 대출로 인해 세계 경제의 취약성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면서 금융시스템 가운데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보험, 연기금, 대외 부채가 사상최고점을 찍은 극빈국 일부를 지목했다. 보고서는 은행대출을 독려하고, 소비를 부양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은 양면의 동전 같다면서 역설적이게도 이 정책이 성공적일수록 금융 시스템의 일부에서는 위험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은 단기적으로 경제를 부양하지만 쉬운 금융여건이 금융 위험투자를 부추기고, 일부 부문과 국가들의 취약성을 더 높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 상태인 국채·회사채 규모가 15조달러에 육박한다면서 저금리가 금융시장의 가격 상승을 촉발해 상당수 채권과 주식을 고평가 상태로 만들었고 봤다. 보고서는 이어 이같은 고평가로 인해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 둔화에 속도가 붙으면 시장이 갑작스런 조정에 돌입할 위험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경계했다.

IMF는 강한 규제를 받는 은행을 제외한 전세계 비은행 금융사들의 경우 80%가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던 당시에 그랬던 것처럼 조정에 취약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경기하강의 절반 정도 충격이 있어도 비금융사들의 순익은 이들의 부채 19조달러를 상환하는데 부족해 질 것이라면서 미국, 중국, 유럽 일부 국가들의 경우 부채의 약 40%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흥시장에 이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리비아, 미얀마 등 이른바 '프론티어 시장'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보고서는 이들 프론티어 국가들의 대외 부채규모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는 연간 수출규모의 100%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60%로 뛰었다면서 금리가 오르거나 투자자들이 이들의 부채 상환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되면 이들은 채무위기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에이드리안 국장은 규제당국이 즉각 금융규제 강화에 나서고, 프론티어 국가들은 새로 빚을 내기보다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같은 대응이 없으면 다음 경기하강에는 금융 취약성이 경기침체를 촉발하거나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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