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북경제 포기" 한국은행 전북본부, 국감서 '맹비난' 받아

      2019.10.17 14:21   수정 : 2019.10.18 05: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전주)=이승석 기자】전북지역 유일 국책 경제연구기관인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력산업 붕괴로 가뜩이나 어려운 전북경제 상황을 헤쳐나갈 지역경제 조사·연구 등에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 식으로 손 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전북경제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등 집중 포화를 맞았다.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의원(전북 정읍시·고창군)은 17일 한국은행 전북본부에서 열린 2019년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한국은행 전북본부의 기획 조사연구 자료가 고작 4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책연구기관이 자포자기라면 정부가 (전북경제에) 손을 놓아버린 것”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유 의원은 “(한은 전북본부의) 조사연구 자료가 4건이라는 것은 전북경제를 포기한 것 아닌가”라며 재차 강조하고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국책 경제연구기관으로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요철 한국은행 전북본부장은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

실제 한은 전북본부의 지난해 기획 조사연구 자료는 파이낸셜뉴스가 확인한 결과, △글로벌 서비스무역 중심지 구현을 위한 새만금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전략 △충남·전북 자동차산업 발전 방안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전북지역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폭 추정 및 시사점 △전북지역 최근 성장세 평가 및 시사점 등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본보가 한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유 의원이 국감 현장에서 한은 전북본부장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조사연구 현황은 국감동안 확인이 어려웠다.

반면, 광주·전남본부는 △4차 산업혁명과 광주전남지역으로의 리쇼어링 △광주전남지역 자영업 현황 및 리스크 요인 평가 △광주전남지역 지역경제 평가 및 도약을 위한 정책과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광주전남지역 경제성장의 특징 및 정책대응 방향 등 19건에 달했다.

전북본부가 광주·전남본부에 비해 부족한 인력과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지역의 유일한 국책 경제연구기관이자 억대 연봉의 고급 인력이라는 점에서 지역경제 파수꾼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은 뒷전인 채 ‘나태한 조직 분위기가 만연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조사연구 자료 등의 기본적인 도민 알권리 제공에도 ‘엿장수 마음’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홈페이지의 ‘조사연구자료’ 게시판에는 자료게시조차 수개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들쑥날쑥 게시하는 등 혈세가 들어간 자료의 정보공개가 엉터리인 사실이 확인됐다.

여기에 고액 연봉의 고급 인력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기업 동향이나 소비자 동향 등 무의미하고 관행적인 통계수집 등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이춘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전북 익산시 갑)은 “전북은 심각한 인구감소와 고령인구 비율 증가, 출산율 급감, 낮은 지역내총생산, 저조한 실질 경제성장률, 1인당 개인소득 및 민간소비지출 등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지역에 4차산업혁명 관련 분야 및 R&D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하는데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이에 대한 통계 수치조차 (관심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지역에 유일한 국책 ‘싱크탱크’의 부실 운영은 결국 불확실한 전북경제 상황을 빠져나갈 정보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조사연구 기능 위축 등에 대한 한은 본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유성엽 의원은 “기획조사 연구자료 등이 인근 광주·전남본부와 비교해 전북본부의 실적이 현저히 낮다”며 “(이 정도 수준이면) 전북경제를 포기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계속 든다”고 말했다.






2press@fnnews.com 이승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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