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경기 부진'… 수출·투자 둔화

경기가 7개월째 '부진하다'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미·중 무역갈등은 부분합의(스몰딜)는 있었지만 향후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18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북은 경제 흐름에 대한 정부 인식을 담고 있다.

'부진'이라는 표현은 지난 4월호부터 7개월째 제시됐다. 2005년 3월 첫 그린북 발표 이후 가장 길다. 월별로 차이는 있다. 4~5월에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을, 6~10월에는 수출, 투자를 부진의 요인으로 꼽았다.

기재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이어지고 있고, 미·중 무역갈등의 경우 1단계 합의가 있었지만 향후 협상 관련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 경기 위축 등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둔화와 반도체 업황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8월 산업활동별 지표별로 광공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1.4% 감소했지만, 서비스업이 1.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 산업 생산은 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1.9%)와 건설투자(0.3%), 소매 판매(3.9%) 모두 증가했다. 9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1.7%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기재부는 중국 등 세계경제 둔화, 반도체 업황부진 등을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0.4% 하락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세, 기저효과 등에 따른 것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0.6% 상승했다. 고용은 취업자 증가 규모가 확대되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9월 취업자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년동월 대비 34만8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전년동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3.1%다.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와 국고채 금리가 9월 중순 이후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9월 들어 하락(원화강세)하다가 중순 이후 상승(원화약세)했다.

주택시장은 9월 중 매매가격(0.01%) 상승했지만 전세가격(-0.03%)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이월·불용 예산 최소화 등 재정 집행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투자·내수·수출 활성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