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웃기고 울린 청일전자 패밀리의 공감 명대사
2019.10.20 09:36
수정 : 2019.10.20 09: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일전자 미쓰리’가 차가운 현실 속, 따스한 감동과 공감을 불어넣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가 이선심(이혜리 분)과 청일전자 패밀리의 눈물겨운 ‘단짠’ 생존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회사의 위기로 인해 더는 물러설 곳도, 나아갈 곳도 없는 직원들의 모습은 ‘웃픈’ 공감을 선사하며 진심 어린 응원을 불러일으켰다.
극한의 현실 속에 동료보다 ‘나’ 자신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있는 속사정, 그러나 결국에는 또다시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받으며 삶을 버텨가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와도 너무나 닮아있다. 이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하며 화제를 일으킨 ‘청일전자 미쓰리’ 속 대사들을 되짚어 봤다.
■“월급은 ○○○!” 직장인들의 ‘격공(격한 공감)’ 불러일으킨 월급의 정의 (1회)
월급날이 되어도 입금 소식은 잠잠하고, 경리팀장 구지나(엄현경 분)마저 사무실을 비우자 초조해진 직원들은 이선심을 닦달했다. ‘월급은 오늘 저녁 안으로 입금될 것’이라는 연락에 구팀장의 배신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직원들의 얼굴에는 그제야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곧 “월급이 들어오긴 들어오는구나. 그래 봤자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지만”이라는 송영훈(이화룡 분) 차장에 이어 “월급은 신기루 아닙니까. 뭘 본 것 같은데 실체가 없어요”라는 하은우(현봉식 분) 과장, “월급은 사이버 머니입니다”라는 명인호(김기남 분) 대리까지 저마다의 정의를 내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하나(박경혜 분) 대리는 월급을 생존 마약에 빗대어 표현했다. “월급을 제때 투약하지 않으면 엄청난 고통이 밀려오니까. 다들 월급에 중독돼서 끊지도 못하고 이 회사에 영혼을 저당 잡힌 노예가 되신 거잖아요?”라는 솔직한 발언으로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월급 하나만 바라보고 참고 견디는 직장인들의 현실을 대변하며 첫 방송부터 공감의 차원이 다른 오피스물의 탄생으로 호응을 얻었다.
■“더럽고 썩어빠진 세상, 부끄럼 없는 사람 누가 있어?“ 유부장의 한 방! (4회)
4회 방송에서는 이선심이 3억 원의 공금을 횡령했다는 누명을 씻어주기 위한 유진욱(김상경 분) 부장의 열혈 브리핑이 열렸다.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박도준(차서원 분) 팀장은 “착오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이선심은 눈물 흘리며 자신의 공금 횡령 사실을 시인했다. 그동안 구팀장과 함께 개인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던 일, 회사의 경조사 봉투에서 몰래 현금을 뺐던 일들을 고백한 이선심은 이 역시 공금 횡령과 다를 바 없다며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자 이선심을 향해 손가락질하던 직원들은 한순간 잠잠해졌고, 유부장은 “그렇게 따지면 부끄럼 한 점 없이 떳떳하고 결백한 사람, 여기 누가 있어? 어디나 할 것 없이 더럽고 썩어빠진 세상에서 혼자 깨끗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게 가능하기나 하고?”라며 묵직한 한 방을 제대로 날렸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나 자신을 돌이켜 보게 하는 순간이었다.
■”다들 자기가 잘릴까 봐 겁나서 그런 거지“ 최반장의 사과, 그리고 고백 (4회)
유부장의 도움으로 억울한 오해에서 벗어나게 된 이선심이 마음을 추스르는 사이, 최영자(백지원 분) 반장이 가장 먼저 용기 내 그녀에게 다가왔다.
자신마저 믿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그로 인해 상처를 줬다는 자책감에 어색하게 사과를 건넨 최반장은 “미쓰리가 구지나한테 통장 해줬다고 했을 때 사실 다들 눈치챘을 텐데. 미쓰리가 결백이 밝혀지고 나면 다들 다음 타깃이 자기가 될까 봐, 내가 될까 봐, 다들 자기가 잘릴까 봐 겁이 나서 더 그런 거지”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앞서 유부장이 남긴 한마디 말처럼, 더럽고 썩어빠진 세상 속에 깨끗하고 정직해서만은 살아남을 수 없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씁쓸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찮디하찮은 나사도 얼마나 중요한데“ 이선심 붙잡은 최반장표 위로 (8회)
지난 8회 방송에서는 이선심의 고군분투 끝에 구속 위기에 놓인 정할머니(박혜진 분)가 다시 청일전자로 돌아오게 됐다. 기뻐하던 최반장은 “난 있잖아, 요즘 보면 볼수록 네가 참 기특해. 우리 미쓰리 고맙다, 진짜”라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했던 이선심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선심은 텅 빈 공장에 앉아 최반장과 나누던 대화를 떠올렸다. “큰일 하는 사람만 필요한가. 작은 일 하는 사람도 필요하지. 큰 부품이나 핵심 부품만 중요한 게 아니야. 하찮디하찮은 작은 나사 하나도 얼마나 중요한데”라며 이선심을 위로하던 최반장.
“작은 나사가 제자리에서 버텨줘야 부품들이 안 흩어지고 합체가 되는 거잖아. 이 나사가 ‘나는 너무 하찮아. 난 너무 쓸데없는 것 같아’ 이딴 헛소리하면서 나가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이거 전체가 불량 되는 거라고”라는 말속에는 스스로의 한계와 무능함을 탓하며 청일전자를 떠나려는 이선심을 붙잡는 최반장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이선심의 청춘 2막에는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청일전자 미쓰리’ 제작진은 “평범해서 더 특별한 청일전자 사람들의 일상과 애환이 깊은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며 “오는 23일 방송되는 9회를 기점으로 ‘청일전자 미쓰리’의 2막이 펼쳐진다. 이선심의 성장기, 그리고 청일전자의 생존기에도 변화가 생길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