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상거래 집중조사 첫날.."소문난 잔치"
2019.10.20 11:45
수정 : 2019.10.20 11:45기사원문
정부 32개 기관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부동산 이상거래 단속 집중 첫날 현장의 분위기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18일 오후 3시, 서울 강남 대치동 인근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아파트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 11곳 중 3곳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지만, 점검에 앞서 이뤄진 사전점검과 과거 경험을 통해 공인중개사무소가 문을 닫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단속을 시행할 것"이라고 마했다.
■반쪽자리 조사 그친 첫날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마포구 아현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2곳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조사가 이뤄졌다.
일명 '래대팰(래미안 대치팰리스)'과 '마래푸(마포 래미안푸르지오)'로 불리는 이 두 단지는 지역 대표 아파트로 최근 실거래가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관계기관 첫 합동점검인 이날 철통보안 속에서 동행하는 취재 기자들에게도 단속 지역에 대한 정보를 일체 노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3시께, 래대팰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11곳 중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서울 강남과 강북의 주요 아파트 단지들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공인중개사무소 점검에 대해 '내성'이 생긴 탓이었다.
이날 현장 조사에는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 등 4명, 서울시 및 구청관계자 7명 등 총 11명이 참가했다. 5개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해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의무 위반 4건, 확인설명서 보관의무(3년) 위반 1건,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미서명 1건 등 총 6건을 적발하는데 그쳤다. 강남 공인중개사무소 2곳에서 총 4건의 적발 사안인, 마포 1개 사무소에서는 2건이 적발됐다. 국토부는 위반행이에 대해 등록관청 등을 통해 행정처분 및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날 래대팰 점검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오히려 정부에서 단속을 하면 해당 지역이 더 유명해지고 투자자만 더 찾아 가격만 오른다"며 "현장 점검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합동조사 통해 이상과열 차단
이번 관계부처 합동조사는 12월까지 약 80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18일 대치동과 마포를 시작으로 향후 서울 25개 자치구 전지역을 주단위로 현장 점검한다. 이 중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서대문,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등 최근 시장 과열징후가 포착된 8개 자치구는 집중 조사지역으로 지정됐다.
첫 날 단속 지역은 부동산 거래가 가장 과열된 지역으로 인근 공인중개업소 역시 단속을 예상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현장점검 계획이 발표되면 날짜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주요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는 문을 닫아두고, 전화 영업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점검과 함께 정부는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협동으로 편법 대출, 탈세, 부정 거래 등 각종 불법행위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18일 현장 점검에 참여한 국토부 관계자는 "현장점검에서는 중개사 자격증 불법대여, 중개보수 초과, 설명 의무 위반 등 실거래조사로는 확인할 수 없는 현장 점검 사안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의 공인중개업소들은 정부가 집값 급등기 때마다 현장의 공인중개사무소만 들쑤신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정부가 집값이 오를 때마다 애꿎은 부동산으로 눈길을 돌린다"고 입을 모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