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계, IMO2020 수혜에도 5년만 최악의 먹구름 끼나

      2019.10.23 08:35   수정 : 2019.10.23 08: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유·화학업계의 최대 먹거리로 꼽히는 'IMO2020(2020년 1월1일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규제)'에 대한 기대감에도 올해 3·4분기 실적에 최악의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정유·화학업체들의 3·4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7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낮은 정제마진과 함께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량 감소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2일 정유·화학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화학업계인 SK이노베이션, LG화학, 에쓰오일, 롯데케미칼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순서대로 61.4%, 44.0%, 36.9%, 33.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7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5년전 유가가 급락해 정유·화학업계가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에 먹구름이 낀 정유·화학업계가 3·4분기에 더 힘들게 된데는 전체 수출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 경기 둔화가 꼽힌다. 중국향 파라자일렌(PX)와 폴리에틸렌(PE)의 수출량이 감소하면서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정유업계의 수출 물량은 4522만2000배럴로 금액은 32억2826만6000달러(약 3조7796억원)를 기록, 지난해 대비 각각 -6.8% -20.8%나 감소했다. 1~8월 누적 수출물량은 3억5783만7000배럴, 255억6407만2000달러(약 29조925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누적 수출물량은 1.8% 소폭 늘었고 금액은 -9.7%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2·4분기에 있었던 유가 급락이 정유부문의 실적 악화에 한 몫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가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3·4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떨어지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내내 대두되고 있는 정제마진 하락도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제마진은 2·4분기 배럴당 3~4달러 수준이던 정제마진이 3·4분기에는 6달러대로 회복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설비의 피격 등으로 인한 원유 생산량 감소 등의 여파를 그대로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정유·화학업계는 이런 상황에서도 IMO2020에 대한 수혜를 누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울산콤플렉스 내 감압 잔사유탈황설비(VRDS)를 짓고 있다. 에쓰오일은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프로젝트·잔사유 고도화시설과 올레핀 하류시설)을 통해 벙커C유를 저유황 선박 연료유로 전환하는 중이다.
GS칼텍스는 저유황유를 LNG로 대체하거나 대규모 탈황 설비를 활용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세계 최초의 신기술을 적용한 초저유황선박유(VLSFO) 생산 공정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출원하고 11월부터 본격 판매한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함께 수출비중이 큰 중국시장이 위축되고 대외 환경이 나빠져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4·4분기부터는 IMO2020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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