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놀이터' 논현 가구거리… "이케아보다 좋아요"

      2019.10.22 18:32   수정 : 2019.10.23 12:07기사원문
국내 가구업계가 '이케아화(Ikeaization)' 되고 있다. 주요 거리에 공간을 테마로 한 대형 전시장을 열고 인테리어 및 라이프스타일 컨설팅을 제안하는 등 공격적인 오프라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가구 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의 한국 입성 이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팔며 공간과 삶의 가치를 제시하는 이케아의 전략을 국내 주요 가구업체들도 따르고 있는 모양새다.

■데이트 명소 된 논현 가구거리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논현역 1번 출구부터 시작되는 논현동 가구거리에는 평일 오전시간인데도 손님이 오갔다.


주로 신혼부부들인 이들은 가구 매장을 드나들며 소파에 앉아보고 침대에 누워보는 등 쇼핑을 즐겼다. 고급 가구 브랜드가 밀집해있는 논현 가구거리는 홈퍼니싱 대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가구를 둘러보고 섬세한 인테리어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어 논현 가구거리를 찾는 신혼부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논현 가구거리를 '신혼부부의 놀이터'로 비유했다. 예쁜 가구는 물론 인테리어 팁까지 얻을 수 있고 이동과 주차가 편리하다는 것이다.

퍼시스그룹 가구 브랜드 일룸 매장에서 만난 신혼부부 최모씨(41)와 김모씨(35)는 "홈페이지에서 이미 소파랑 침대를 고르고 왔는데 직접 와보니 다른 매장도 가보고 싶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며 "직원들이 추천해주는 인테리어 소품은 마치 보물찾기 게임에서 우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거리에서 만난 다른 신혼부부는 온라인 인테리어 카페에 나온 논현 가구거리 추천 루트를 따라 돌아다니고 있었다.

남편 유모씨(34)는 "오전에 와서 대림바스, 이누스바스, LG하우시스 순서로 둘러보고 골목에 있는 맛집에서 점심을 먹었다"며 "이동 거리가 짧아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온라인에서 가구 구경하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고 말했다. 아내인 박모씨(30)는 "이케아같은 경험인데 여기는 좀 더 고급스럽고 조용하다"고 설명했다.

■이케아화 되는 국내 가구업계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던 논현동 가구거리는 최근 국내 대형 가구업계가 진출하면서 진입장벽을 낮췄다. 올해 들어 넵스홈, 이누스바스, 리바트스타일샵 강남전시장 등이 속속 대형 전시장을 열었다. 3년 새 10개가량의 대형 매장이 신규 또는 리뉴얼 오픈했다.

온라인 시대 국내 가구업계가 이렇듯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는 것은 3년 전 이케아 진출로 고객들의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물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라이프 스타일 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호응이 있다. 특히 이미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우리 가구업계 입장에서는 이런 접근이 유리하다.

실제 지난 8월 논현동 가구거리에 4층 규모로 오픈한 '리바트스타일샵 강남전시장'은 아파트 크기 별 인테리어 팁을 제공한다. 소형·중형·대형 평수로 구분해 공간 활용법을 보여준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가구업체 리바트에 이어 한화L&C를 인수하며 리빙·인테리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가 인수한 까사미아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장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인수 당시 72개인 매장은 현재 93개까지 늘었고, 올해 연말까지 100여개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압구정점을 비롯해 광주상무점, 구성점 등 400평대 이상 대형매장도 서서히 늘려가고 있다.


가구기업 에넥스도 지난 2월 논현 쇼룸 리뉴얼을 포함해 올해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거점 지역에 매장을 열었다. 쇼룸은 단순 가구 배치 외에도 인테리어를 함께 접할 수 있도록 꾸몄다.
특히 국내 주방 브랜드 최초로 고객 취향에 따라 도어, 컬러, 손잡이를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주방 키친팔레트 시리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강현수 인턴기자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