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도에서 발견된 미기록종 검은댕기수리
2019.10.24 14:20
수정 : 2019.10.24 14: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기록종인 검은댕기수리가 서해 소청도에서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7일 오후 3시께 인천 옹진군 소청도 국가철새연구센터 인근에서 검은댕기수리 1마리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새는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수행 중인 서해5도 지역 철새연구 과정에서 관찰됐다.
서해5도는 인천시 옹진군에 속하는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소연평도 등 총 5개의 섬을 말한다.
이 가운데 소청도는 철새 연구의 최적지로, 우리나라 조류 540여 종 중 60%에 해당하는 328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특히 회색머리노랑딱새와 갈색지빠귀 등의 조류가 국내 최초로 기록된 곳이다.
이번에 확인된 새는 국가철새연구센터 인근의 소나무에 내려앉았다가 잠시 후 날아올라 상공을 약 2분 선회하더니 북쪽 대청도 방향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몸통 전체가 검은색이고 머리에 뿔과 같은 긴 깃을 갖고 있었다. 생물자원관은 이 같은 형태적 특징을 참고해 국명을 검은댕기수리(Black Baza)로 지었다.
수리과 조류인 검은댕기수리는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 등에 주로 분포한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텃새로 서식하나 중국 서남부에는 여름철새로 도래한다.
박진영 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운영팀 연구관은 "이번에 확인된 새는 본래의 분포권을 벗어나 우연히 찾아온 '미조'(길잃은 새)로 추정된다"며 "향후 분포권의 확장 등으로 주기적으로 국내에 도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확인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다음달 14~15일 국내 철새 전문가를 초빙해 학술세미나를 가질 예정이다.
배연재 생물자원관장은 "미기록종을 발견할 가능성이 다소 희박한 조류 분야라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이번 관찰은 센터 개소 후 철새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의 첫 성과로 향후 서해5도 지역의 철새 현황을 집중 조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