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전자담배'와의 전쟁 나섰다

      2019.10.28 12:19   수정 : 2019.10.28 12: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 지난 9월 인천발 로스앤젤레스행 항공편에서 한 승객이 화장실에서 전자담배를 피다가 연기 감지기가 작동했다. 승무원이 이를 제지하고 경찰 인계를 고지하자, 일행과 함께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승무원은 해당 흡연 승객을 로스앤젤레스 공항 도착 즉시 현지 경찰에 인계했다.



#2. 지난 10월 인천발 양곤행 항공편에서 한 승객이 전자담배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목격한 승무원이 기내 흡연은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고 있음을 안내했다. 하지만 해당 승객은 옆 좌석 승객이 제지했음에도 두 차례 흡연을 계속했다.
이에 승무원은 양곤 공항 도착 즉시 현지 경찰에 해당 흡연 승객을 인계했다.


대한항공이 '전자담배'와의 전쟁에 나섰다. 지난 2016년 이후 기내 흡연은 많이 줄었지만 전자담배 흡연은 오히려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전 객실승무원 대상으로 '전자담배 기내 사용금지 관련 규정'을 공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와 같은 공지는 전자담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전자담배의 종류와 특성을 제대로 알고 적절하고 강력한 대처를 하기 위함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기내 흡연 적발 시 경중과 상관없이 현지 경찰에 바로 인계키로 했다.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의 흡연은 화재로 인한 항공기 안전운항 저해의 위험성 때문에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또한 다른 탑승객의 불쾌감을 유발하는 한편, 기내공기 여과장비 마모 등 악영향이 심각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기내 흡연 발생 현황은 2016년 266건, 2017년 240건, 2018년 208건, 2019년 9월까지 120건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문제는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상화되면서, 이를 이용한 기내에서의 흡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엔 전자담배를 기내에서 흡연하다가 적발되는 비중이 34%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그 비중이 절반 이상인 54%까지 늘었다.

게다가 전자담배를 이용해 화장실 뿐만 아니라 기내 좌석에서 흡연하는 악성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전자담배는 괜찮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2008년 법제처가 '전자담배도 담배'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기내에서도 흡연이 전면금지됐다. 항공보안법은 운항 중이거나 계류 중인 항공기 내에서 흡연을 했을 경우 1000만원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화장실에 부착된 연기 탐지기는 일반 담배 뿐만 아니라 전자담배 연기까지 모두 감지할 수 있다"며 "전자담배를 포함한 기내 흡연은 항공기 안전 운항을 심각히 저해하고, 다른 승객의 건강한 여행을 방해하는 불법 행위인만큼 승객들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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