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자영업자 경기침체 '직격탄'...보험·적금 깨는 서민층 급증

      2019.10.29 15:17   수정 : 2019.10.29 15: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취약 계층인 가계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계가 어려우면 가장 먼저 손을 대는 보험과 예·적금의 해약이 늘고, 대출이자 연체율도 상승하는 등 서민경제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29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장률 둔화와 경기 하락으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 8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이 각각 0.40%, 0.50%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 신용대출은 전년 동월대비 각각 0.03%포인트, 0.06%포인트 상승해 박스권을 넘어서는 추세를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은 2017년, 2018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올라간 것이어서 수치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아직 절대적인 수치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연체는 경기악화·차주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면 상승하는 후행적 지표여서 은행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 및 예적금 해지율도 상승하고 있다.

보험사 신해지율(환급금을 당해년도 포함 6년간 수입보험료의 합으로 나눈 값)은 2017년 9.5%에서 2018년 10.2%로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1·4분기에도 10.6%로 상승세을 이어가고 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통상적으로 저축성 보험을 먼저 해지하고 보장성 보험 해지는 마지막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에는 보장성 보험까지도 해지가 늘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가계의 부채부담이 커지고, 실 가처분소득도 최근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가계의 (보험 지출) 여력이 약화되면서 보장성 보험까지 해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계와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의 정기 예·적금 해지도 상승하면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명의 정기 예·적금 중도해지 건수는 2016년 7월~2017년 6월 556만9284건(48조790억원), 2017년 7월~2018년 6월 736만2302건(57조3296억원), 2018년 7월~2019년 6월 964만4251건(57조2381억원)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최근 소액 계좌 해지가 늘면서 취약층의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의 개인 정기 예·적금 해지건수도 2017년 34만6481건, 2018년 43만2994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월말에 이미 29만7577건으로 전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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