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강제징용' 해법 묘수찾기 잘될까?
2019.10.29 16:41
수정 : 2019.10.29 16:41기사원문
우리 정부의 안인 '1+1+α'(한일기업+한국정부)안은 물론 일본 정부도 해법 마련을 위해 물밑에서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 교도통신은 "한·일 양국 정부가 한국정부·기업이 '한·일 경제협력 기금'을 만들고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제징용 해법 '日 배상책임' 여부 관건
양국 정부가 일단 부인했지만 이번 경제기금 설립 검토안 등 유사해결 방안이 물밑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6월 정부가 내놓은 1+1 기본안(한·일 기업 참여형)을 일본이 즉각 거절한 점, 여기에 +α를 하는 안도 일본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점, 이번 일본 매체 보도 내용 등에서 알 수 있듯 일본측은 자국 기업의 적극적 배상 참여에 대한 불수용 입장이 분명하다.
결국 한·일 갈등은 배상책임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양국관계가 개선으로 갈 지, 아니면 최악인 현 상황을 지속할지 방향성이 달라질 전망이다.
최근 일왕 즉위식 참여차 일본을 방문한 이낙연 총리는 아베신조 일본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한·일은 어려움에 처한 양국 관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한편 지혜를 내자는 것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양국모두 관계개선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관계개선 의지 확인 성과
현재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1+1 안은 현실성이 없고, 1+1+α 역시 일본의 강한 반대 입장으로 관철이 어려울 공산이 크다. 일본 입장에선 자국 기업의 배상을 규정할 경우 한·일 갈등에서 일본의 주된 논리인 한국의 1965년 한일협정 위반, 즉 국제법 위반을 스스로 부정하게 된다.
따라서 1+1이라는 우리 정부의 기본 전제 자체가 일본에게는 부담인 셈이다.
쟁점인 일본 기업의 배상 문제를 두고 한·일 간 입장차도 이어지고 있다. 이 총리 방일 후인 지난 25일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과 +α를 두고 '수용하겠느냐 말겠느냐'는 수준까지 대화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협의에 상당한 난항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경제협력기금 설립안 역시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죄·책임을 직접 명시할 수 없는 간접적 형태고,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해야 하는 우리정부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양기호 국민대 교수는 "과거 서로에 대해 부정하고 헐뜯기 바빴다면 지금은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가 다가오면서 우리도 일본도 상황이 더 심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타협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자국 기업의 배상은 있을 수 없다는 일본의 '허들'이 높은 상황에서 결국 일본측의 높은 허들에 우리가 얼마나 접근하느냐가 향후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