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 치른 文대통령, 정당 대표는 만나고 측근은 돌려보냈다
2019.10.31 16:35
수정 : 2019.10.31 16:42기사원문
(부산=뉴스1) 전형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모친인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를 마무리하고 청와대로 복귀한 가운데 빈소를 문상한 정치권 인사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강 여사의 빈소가 차려진 직후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장례 중이던 30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내외의 조문을 받으면서 정당 대표들과 외교사절, 7대 종단 등에 한 해 조문을 받겠다고 방침을 바꾼 바 있다.
문 대통령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2박 3일 간의 장례일정 동안 정치인과 사회 인사들의 빈소를 향한 발걸음은 여전히 이어졌다.
특히 이호철·조한기·양정철·김경수·탁현민·임종석 등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치권 인사들은 강 여사의 빈소로 총출동했지만 조문하지 못했다.
다만, 세간에 알려진 '복심' 중에서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만이 30일 저녁 늦게 빈소를 찾아 문상했다. 윤 실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의문을 전달했다.
강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그는 29일 문 대통령의 모친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남천성당에 와 문 대통령을 만났지만 조문은 하지 못했다.
이 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을 뵀지만 조문은 안했다"며 "별 다른 말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같은날 저녁 늦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1기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빈소를 찾았으나 성당에 입장도 하지 못했다.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은 30일 정오께 남천성당을 찾았다. 역시 조문을 하지 못했다. 조 전 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도의상 왔는데 조의를 못하고 간다. 대통령을 뵙지 못했다"고 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30일 저녁 8시께 각각 남천성당 인근에 왔다. 두 사람은 청와대 측에 알렸지만, 청와대가 정중히 돌아갈 것을 요청해서 끝내 차를 돌렸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전 대변인, 권혁기 전 춘추관장, 탁현민 대통령행사기획자문위원 등 청와대 1기 참모진도 부산을 방문했지만,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빈소가 마련된 남천성당 인근에서 각자의 페이스북에 조의 만을 표했다.
이외에도 오거돈 부산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등 다수의 정치권 인사들이 남천성당을 찾았으나 문상을 하지 못했다.
반면 야당 대표들의 조문은 받았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 등 문 대통령과 정부 비판에 앞장 섰던 야당 지도자들은 빈소를 방문하고 조문해 대조를 보였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 평화당 정동영 대표·조배숙 원내대표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 조문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해찬 대표가 31일 장례미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