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후배에게 720만원 뜯어낸 동네 선배, 1심서 집행유예
2019.11.03 10:04
수정 : 2019.11.03 10: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인 동네 후배를 속여 수백만원을 갈취한 20살 남성이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단독 권덕진 부장판사는 공갈, 사기, 상해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20)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보호관찰과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박씨는 동네 후배인 최모군(15)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피자 가게를 방문하면서 지난 2015년부터 최군과 알게 됐다. 그러던 중 박씨는 자신이 동네에서 무서운 선배로 소문나 있어 최군이 자신을 두려워 한다는 것을 악용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박씨는 최군에게 "(나에게)오토바이를 렌트해라. 계약금을 달라"는 취지로 말한 뒤 8만원을 받아간 것을 시작으로 "오토바이를 130만 원에 사라. 대금을 지급하면 오토바이를 넘겨주겠다"고 거짓말하는 등 총 9회에 걸쳐 260만원을 뜯어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최군의 어머니에게 "최군이 돈을 빌려 갚지 않고 있으니 대신 갚으라"는 취지로 기망해 70만원을 편취하기도 했다.
또 최군에게 "오토바이 값을 갚아야하지 않겠냐"며 "내가 토토 운영자인데 수천만원을 벌게 해줄테니 50만원을 투자해라"고 말한 뒤 돈을 갈취했다. 최군은 박씨가 시킨대로 어머니에게 "돈을 빌렸으니 갚아야한다"며 거짓말하는 방식으로 돈을 구해 총 9회에 걸쳐 465만원을 박씨에게 전달했다.
지난 6월에는 최군이 오토바이를 훔친 사실이 없음에도 박씨는 "내 친구가 네가 오토바이 훔치는 것을 봤다"며 주먹으로 최군의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자신보다 어린 최군에게 겁을 줘 돈을 갈취하거나 최군과 그의 어머니를 속여서 돈을 편취하는 등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박씨가 절도, 폭행, 공갈 등으로 수 차례 소년부 송치처분을 받았고, 보호관찰 중에 범죄를 저질러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씨는 이제 막 19세에 이르는 성인으로 소년부 송치처분 이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박씨의 아버지가 박씨를 대신해 최군과 합의한 점, 박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