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데이

      2019.11.05 17:01   수정 : 2019.11.05 17:01기사원문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1920년대부터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다음 날 세일을 시작했다. 이른바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다. 검은 금요일이라는 뜻의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그보다 한참 뒤인 1960년대부터다.

메이시스뿐 아니라 미국의 거의 모든 소매업체들이 추수감사절 직후 대규모 할인행사를 펼치자 도시마다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또 이날 증가한 소비로 인해 장부상 적자가 흑자(Black)로 돌아섰다는 의미로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말을 쓰기도 했다. 통계에 따르면 이날 발생하는 소비가 미국 소매업 연간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11월 첫째주, 매출 감소로 시름하던 국내 유통업계에도 희소식이 전해졌다. 이달 들어 각 유통업체들이 진행한 할인행사가 대박을 터뜨리면서다.
특히 지난 토요일(11월 2일)을 '대한민국 쓱데이'로 정한 신세계그룹 할인행사에만 600만명 넘는 소비자가 몰려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마트, 스타필드, SSG닷컴 등 신세계그룹 18개 계열사가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 발생한 매출이 4000억원을 넘었다고 하니 방문객 1인당 평균 6만6000원어치의 물건을 산 셈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반값으로 준비한 한우 800마리, 9만9000원에 판매한 32인치 TV 1500대는 매장 문을 열자마자 모두 팔려나갔다.

쓱데이가 놀라운 성과를 냈다고 하지만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매년 11월 11일)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2009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소규모 할인행사로 시작한 광군제는 이제 전 세계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쇼핑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행사 규모도 눈에 띄게 커져 첫해 5000만위안(약 83억5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무려 4000배 증가한 2135억위안(약 3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도 '한국판 광군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가질 순 없을까. 그러려면 먼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의 마음도 사로잡아야 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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