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 앞세워 지소미아·방위비 양방향 압박

      2019.11.06 15:49   수정 : 2019.11.06 16: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속속 방한,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연장과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고 나섰다. 6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분담금협상 미국측 수석대표는 강경화 장관 등을 만나는 등 현안 조율에 돌입했다.

오는 22일 종료를 앞둔 지소미아에 대해 미국은 강력한 연장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한·일 갈등의 여파로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종료할 경우 미국은 북한·중국·러시아에 대응하는 한·미·일 3국 안보 공조 체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주한미군에 대한 방위비분담금 수준을 결정하는 제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졍(SMA) 협상에서도 한국이 더 많은 분담금을 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스틸웰 차관보와 드하트 수석대표가 동시에 방한한 표면적 이유는 다르지만 속내만큼은 '한미동맹'을 앞세워 '미국 이익'을 최대한으로 보장받는데 방점이 찍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강 장관을 만난 이후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세안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가진 것에 대해 "대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의미 있고, 양국 관계 개선에도 고무적 신호"라고 밝혔다.

그는 최대 관심사였던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의 말을 삼갔다. 하지만 그가 한·일 갈등 상황이 풀릴 실마리가 있다는 것을 환영하고 나선 것을 고려하면 우리측에 종료 철회라는 전향적 결단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스틸웰 차관보는 청와대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난 데 이어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과 회동했다. 그는 김 차장을 만나 한·미 동맹이 동북아 안보의 '핵심축(Linchpin)'이라는 것을 강조했고 한·미 양국이 다루는 현안에 대해서도 미래지향적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그는 국방부청사로 들어가며 '지소미아 관련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환상적 논의를 했다"고 밝혀 '진전된' 협의가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지소미아 문제가 이번 방한의 최대 쟁점이었던 만큼 그는 우리측 외교안보 책임자들을 만나 다시 한 번 지소미아 유지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드하트 수석대표도 우리측 방위비분담금 협상 대표와 부대표, 국회·국방부·언론계 인사를 두루 만난다는 점에서 단순한 여론탐색이 아니라 '최적의' 해법을 도출해내가 위한 압박용이라는 관측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지소미아와 방위비분담금 인상 모두 크게 보면 미 국무부가 밀고 있는 인도·태평양전략의 일환이기 때문에, 미국은 여기에 대해 동맹국으로서 잘 협조해줄 것을 분명 압박했을 것"이라며 "입장이 정리되면 자세한 내용이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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