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만원 vs 1만7200원.. 위스키, 비싸거나 착하거나

      2019.11.06 17:25   수정 : 2019.11.06 17:25기사원문
국내 위스키 시장이 프리미엄 시장과 가성비를 선호하는 시장으로 확연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부정청탁금지법 등의 시행으로 중가 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데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6일 위스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2459상자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10년 전인 2008년(284만1155상자)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스키 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21년 이상 프리미엄 위스키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까지 21년 이상 국내 인터내셔널 스카치 위스키(블렌디드, 몰트, 그레인 위스키 등)의 출고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했다. 100% 보리만을 사용해 제조하는 몰트 스카치 위스키 중에서도 21년 이상인 제품은 11%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프리미엄 위스키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에드링턴코리아는 최근 '맥캘란 에디션 넘버5' 한정판을 출시했다. 출고가는 700mL 기준 23만원이다. '맥캘란 에디션 넘버5'는 같은 이름으로 출시된 시리즈의 다섯번째 제품이다. 2015년 출시된 '맥캘란 에디션 넘버1'는 당시 약 20만원 정도에 출시됐는데 현재 100만원대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캘란 위스키는 최근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최고가를 경신할만큼 소장가치가 있는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맥캘란 파인앤레어 1926' 60년산은 지난 10월 24일(현지시간) 영국의 소더비 경매에서 150만파운드(약 22억6000만원)에 낙찰돼 세계 최고가 위스키 기록을 갈아 치웠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럭셔리 위스키 '로얄살루트 21년 몰트'를 출시했다. 21년 이상 숙성된 희소한 몰트 원액을 사용했다. 가격은 700mL에 21만8000원이다.

페르노리카는 올 초 로컬 위스키인 '임페리얼'의 판권을 매각했다.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등 프리미엄 위스키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7~9월 로얄살루트 전체 포트폴리오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9.4%에 달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위스키의 대명사인 골든블루는 최근 가격인하까지 단행하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 8월 출고가를 최대 30.1% 인하했다. 최근에는 출고가가 1만7200원인 '팬텀 리저브'도 출시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위스키를 선호하는 마니아층과 부담없이 위스키를 즐기려는 일반 소비자들 중심으로 위스키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업계도 이런 변화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짜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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