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보다 낫다"

      2019.11.06 17:46   수정 : 2019.11.06 17:46기사원문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강호갑 회장(사진)은 6일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보다 낫다"면서 "나쁜 시장이어도 시장이 잘 작동하면 옳은 것을 위해 자정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오는 19일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을 앞두고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을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타다 논란'에 대해서는 "공정경제라는 것은 '경쟁자'를 위한 게 아니라 '경쟁'과 '소비자'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특정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닌, 소비자와 다수를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돈풀기식' 정부 사업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어느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수당으로 3000억원을 준다고 하는데 그 돈이면 우리 회사와 같은 기업을 몇 개 만들 수 있다"면서 "우리 회사(신영그룹)는 자본금 1800억원으로 국내에서 1700명, 해외에서 18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에겐 기업을 세워 잡(일자리)을 주면 되지 돈으로 주는 것은 안 된다"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프다"고 지적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3000억원 규모의 '청년수당 확대 및 청년 월세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8년 째 중견련 회장직을 맡고 있는 강 회장은 국회와 정부에도 작정한 듯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8년째 회장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매년 같다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 정책과 입법을 하는 분들이 우리 기업인들만큼 절실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 매일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수익을 내려고 하고, 살아남기 위해 많은 일을 한다"며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을 비난했다.

강 회장은 또 최근 스티븐 레비츠키의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읽고 있다면서 우고 차베스 정권 당시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간담회 말미에 내년 총선 얘기를 꺼내면서 "어느 당이 공천 심사를 할 때 법안을 많이 발의하는 의원에게 점수를 많이 준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면서 "있는 법을 연구해서 상충되는 법을 정리하고, 경제와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는 법안을 내는 사람을 공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견기업의 사기를 높이고, 경제·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바람직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작년부터 11월에 '중견기업 주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강 회장은 "곧 발표될 '제2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이 중견기업 육성 정책의 획기적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관계 부처와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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