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4개월만 5당 대표 회동..'고성' 오가
2019.11.10 22:34
수정 : 2019.11.10 22:47기사원문
이번 만찬은 청와대가 문 대통령 모친상에 조문을 온 여야 5당 대표들에게 답례를 하기 위해 마련했다.
청와대는 정무적 의미를 배제한 채 특별한 의제 설정도 하지 않았다. 별도의 배석자도 없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가 절반을 돌아 집권 중반기에 들어선 만큼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법·선거법 개정·교육제도 개편·모병제 등 각종 현안으로 꽉 막힌 정국을 직접 흔들었다.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초월회, 정치협상회의 등 국회의 대화 채널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조문에 대한 답례'를 명분으로 사실상의 여야 영수회담을 성사 시켰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여야정 상설협의체 복원을 통한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화답했다.
회동에 참석한 정동영 평화당 대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상당 시간을 '대북관계' 관련 발언에 할애했다. 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포함한 한일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북 관계 교착상태가 지속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한 정부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또 햇살론자금 1조원 이상 확보 요구와 함께 문 대통령의 노동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가 시행하고자 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등에 국회가 노력해달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민부론'과 '민평론' 관련 책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며 협치 관련 메세지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 황 대표는 여야4당의 선거법 처리 과정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관련 이견차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고성을 주고 받기도 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에 따르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 법안은 제1야당과 전혀 협의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여야4당이 일제히 "한국당이 협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표들 간 설전이 오가던 중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황 대표를 향해 "정치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꼬집자 황 대표는 "그렇게라니요"라며 고성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이 양 손을 내저으며 두 사람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참석자들은 이외에도 소상공인기본법, 인사관련 토론 등 각종 현안을 논의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