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호 에프알티 대표 "고가 웨어러블 로봇…합리적 제품으로 시장 활성화 나설 것"
2019.11.11 18:29
수정 : 2019.11.11 19:39기사원문
최근 서울 테헤란로 서울산업진흥원(SBA) 액셀러레이팅센터에서 만난 에프알티(FRT) 장재호 대표(사진)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뚜렷하게 사업화에 성공한 모델이 없다.
에프알티는 2015년 3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사내 벤처로 설립된 로봇 스타트업이다. 회사 이름은 '필드 로봇(Field Robot)'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연)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던 장 대표는 "정부 지원을 통해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을 기획했다"면서 "201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압식 웨어러블 로봇인 '하이퍼(HyPER)'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유압식 웨어러블 로봇을 만든 것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두번째다. 개발 초기 웨어러블 로봇 기능 구현에 중점을 둬 방산 및 산업용으로 제작하던 장 대표는 2014년에는 소방관용 하이퍼를 개발했다. 소방관용 하이퍼를 착용하면 무게를 3분의1만 느끼며 시간당 6km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구조배낭이 30㎏이라 가정했을 때 10㎏만 체감한다.
장 대표는 "기업에 웨어러블 로봇의 사업화를 제안했지만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주저했다"면서 "사업화가 늦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뺏길 것 같아 직접 회사를 설립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어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사람이 착용하는 '외골격설계기술'과 움직임을 파악하는 '의도인식기술', 힘을 제어하는 '제어기술' 3가지로 나뉜다. 3가지를 잘 조합하는 게 로봇 기술력이다"며 "미국에서는 웨어러블 로봇 기술이 방산, 우주항공과 연관돼 기술보호가 심하다. 국내에서 오랫동안 기름 압력을 이용해 움직이는 유압식 모델을 개발했다"고 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고령화에 따른 의료지원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다. 대기업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공장에서 장시간 일하는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인 '벡스(VEX)'를 자체 개발했고 한국타이어는 근로자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웨어러블 로봇 개발 중이다.
장 대표가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서 가장 고심하는 건 사업화다. 웨어러블 로봇이 고가인 경우가 많고 아직 일상화되지 않아서 판매로를 개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은 포함하고 가격은 낮춘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최근 하이퍼보다 기능을 축소해 평균 시장 가격대 500만원 보다 낮은 300만원대로 현장 근로자용 로봇을 만들었고 몇 개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웨어러블 로봇 트렌드는 산업분야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일반인을 위한 기술 개발이다. 고령화 등 노인들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하체근력을 보조해주는 실버용, 등산 등 레저용으로도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며 "소비자와 시장이 원하는 기술력을 보유해 제품화에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에프알티는 올해는 25억원의 매출액을 목표로 잡고 있다. 경북 경산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2017년부터 투자가 시작 돼 SBA 2억원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지주, 포스코기술투자 등으로부터 총 13억원을 받았다. 투자금은 인력채용과 시설투자에 쓰였다.
장 대표는 "투자자들은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결정했다. 로봇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미래 시장에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근력을 보강해줄 도구가 필요하다. 시장에 맞는 웨어러블 로봇을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