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필요하면 얘기해" 명강사 발언 파문… 대학 "조사 중"
2019.11.18 16:36
수정 : 2019.11.18 17:19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건국대의 한 강사가 성차별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학교측이 진상파악에 나섰다.
18일 건국대 학생 등에 따르면 KU융합과학기술원 소속 강사 A씨는 2016년 한 남학생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외도가 필요하면 이야기해. 쭉쭉빵빵 걸들이 많은 술집에서 한잔 사줄게"라는 댓글을 달았다.
학생들은 교내에 게시한 대자보에서 "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SNS에서, 한 학교의 교수로서 학생들과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당당히 특정 성별에 대한 혐오 의식이 묻어난 언행을 보인다"며 비판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A 강사는 지난해 유튜브에 올린 영상 강의에서 "꽃과 같은 여학생들이 어떻게 담배를 피우겠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자보를 쓴 학생들은 "이런 성차별적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유튜브에 수업자료로 올린 이 교수는 인권의식에 대한 최소한의 공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 강사는 건국대 학생들의 강의평가로 선정하는 교내 강의상을 받으며 학생들에게 좋은 평을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A 강사는 17일 학내 인터넷 커뮤니티에 "얼마 전 인권 차원에서 부적절한 과거 페북 댓글과 유튜브 영상 속의 멘트로 논란이 되었던 'A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부적절한 언행에 대하여 심히 불쾌함을 느꼈던 모든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린다"는 사과글을 올렸다.
이어 "페이스북의 개인 타임라인에 올라온 글이어서 댓글을 보는 사람들은 장난이라고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단순히 생각했다"며 "아무도 모르는 제3자가 바라보기에는 외도라는 오해를 살만한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에 사과드린다. 결코 외도를 부추기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여성을 꽃으로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는 "성인지 감수성 측면과 인권의식에 위배될 표현이라는 점을 당시에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저의 무지로부터 비롯된 언행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A강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해당 글에는 '인터넷이 아닌 학생들 앞에서 직접 사과해야 한다' '농담이 오가는 분위기였다는 것이 해명이 될 수있는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달리며 비난여론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학교측은 사건에 대해 파악한 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양성평등위원회가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라며 "조사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