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소프트뱅크 ‘테크핀 동맹’.."시너지 낼 비밀병기는 블록체인"
2019.11.18 17:46
수정 : 2019.11.18 17:46기사원문
인터넷·모바일 강자인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라인페이'와 '페이페이' 시장 선점을 위해 출혈 경쟁을 펼친 결제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현지에서 양사와 전자상거래(e커머스) 및 간편결제 시장 경쟁을 해온 라쿠텐이 암호화폐지갑 출시 등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경쟁력을 강화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일본내 간편결제 시장의 승부처는 블록체인 기술경쟁력 확보가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일, 1억명 기반 '테크핀 플랫폼'
네이버는 18일 공시를 통해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 소프트뱅크, Z홀딩스가 경영통합에 관한 통합기본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다"며 "(내년 10월) 경영통합이 완료되면 라인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50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가 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공동으로 운영하게 되는 라인 합작회사는 Z홀딩스를 지배하게 된다. 또 Z홀딩스는 산하에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검색 포털 서비스 '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회사를 두게 된다. 이를 통해 약 1억 명 규모의 이용자를 갖춘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이 등장한다.
특히 양사가 통합 시너지를 낼 영역은 e커머스와 간편결제 등 '테크핀(기술+금융)' 영역이다. 구글·아마존·페이스북, 알리바바·텐센트 등 미·중 빅테크 기업의 격전지로 떠오른 테크핀 시장에 또 다른 대항마로 '네이버 라인-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이 합류하는 것이다.
■블록체인으로 가맹 수수료 절감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이 각각 운영해 온 '라인페이'와 '페이페이'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현금 없는 사회' 정책 목표에 따라 급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화폐)과 암호화폐 지갑이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율 절감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의 현금결제 비중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신용카드 가맹 수수료율이 평균 5%를 넘어섰기 때문"이라며 "일본 정부가 수수료율을 낮추고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라인페이와 페이페이가 결제액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쉬백 이벤트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 지속성을 보장하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런 시장에서 통합 회사는 기술적으로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암호화폐를 내세워 시장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게 업계의 예상이다.
또 다른 정보기술(IT)·벤처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 친동생인 손태장 회장이 운영하는 미슬토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리퀴드 등 블록체인·암호화폐 영역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갖춰왔다"며 "네이버 라인 역시 이미 일본 현지에서 블록체인·암호화폐 서비스를 활발히 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경영통합은 테크핀과 블록체인 기술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