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롯데주류, 반전 카드는 처음처럼 '16.9도'

      2019.11.21 07:30   수정 : 2019.11.21 16:30기사원문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롯데주류가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예상치 못한 불매 운동에 따른 여파가 컸기 때문이다. 최근 인건비를 제외한 판매·관리비를 아끼며 영업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소주 시장을 흔들고 있는 저도주 흥행에 맞물려 주력 제품 '부드러운 처음처럼' 도수도 낮추기로 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매출 6571억원·영업이익 490억을 기록했다.
칠성사이다를 앞세운 음료부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류 사업 부진으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롯데칠성음료는 크게 음료와 주류 부문으로 나뉜다. 이중 음료 부문이 전체 매출 약 70%를 차지한다. 올해 음료부문 영업이익은 69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주류부문이 205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까지 주류부문은 전년과 비교해 적자 폭을 약 280억원까지 줄였다. 청주에 맥주 피츠를 위한 공장 설립에 투입한 금액을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테라·진로 흥행이 거세게 불면서 3분기 손실을 키웠다. 특히 불매 운동에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이 크게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전반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것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3분기 판관비는 2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억원을 줄였다. 주 52시간 시행으로 인건비를 제외하고 다른 항목에선 절감 노력을 했다. 증권 업계에선 올해 4분기에도 100억원 정도를 아낄 것으로 예상했다.

주류부문은 내실 다지기뿐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해 변신을 꾀했다. 주력제품 부드러운 처음처럼 도수 인하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탈바꿈한다.

최근 소주는 저도수 시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이트진로의 '진로'(16.9도)가 꼽힌다. 출시 70여일만에 1000만병 판매를 돌파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진로와 일부 지방 소주가 16.9도로 나오고 있지만, 전국구 브랜드가 17도 벽을 깬 것은 진로가 처음이었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주류 4분기 실적 향상에 작용할 긍정적 변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내부에서도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12월 출시를 앞둔 16.9도 부드러운 처음처럼으로 소주 시장을 재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판매량이 증가하면 올해 가격 인상을 단행한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의 전반적인 기조로 흘러가는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 감소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남은 하반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 중심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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