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유통량이 갑자기 14배 늘었다"…빗썸, 상장보고서 수정 논란
2019.11.21 09:26
수정 : 2019.11.21 14:29기사원문
국내 최고 수준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투자자들에게 민감한 시가총액과 암호화폐 유통량 검증에 오류를 드러내면서 내부 시스템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프레시움 상장 직전 검토보고서가 바뀌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빗썸이 지난 13일 신규 상장한 프레시움(PCM) 상장 검토보고서를 뒤늦게 수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프레시움 상장을 공지한 뒤 홈페이지에 상장 검토보고서를 공지한 빗썸은 당일 프레시움 상장 직전, 검토보고서를 수정했다.
상장 검토보고서는 거래소가 상장심사 후 최종적으로 상장을 결정한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대한 일관성 있는 정보가 담겨야 하는데, 빗썸 측에서 뒤늦게 보고서 내용을 수정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프레시움 상장 보고서 수정 과정에서 논란이 되는 점은 암호화폐의 시장 유통량과 시가총액의 변화다. 처음 빗썸이 보고서에 기재한 프레시움의 시장 유통량은 1천3백만 PCM, 시가총액은 111만 달러(약 13억원)였다. 하지만 현재 게시돼 있는 프레시움 검토보고서엔 시장유통량과 시가총액이 각각 1억8천만 PCM, 1606만달러(약 187억원)로 수정돼 있다. 시장유통량, 시가총액 모두 처음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약 1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빗썸은 “암호화폐 상장 검토보고서 작성 시점과 실제 상장 시점간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의 변동분을 반영해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실검증 지적도..내부 시스템 개선 요구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상장 검토 보고서가 최종적으로 일부 수정할 수는 있지만, 투자자와 시장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암호화폐 유통량이 한번에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부득이한 사정이 생겼다면 수정내용에 대한 긴급 공지등 투자자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했어여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빗썸과 동시에 프레시움을 상장한 빗썸 글로벌이 공개한 프레시움 상장 검토보고서는 수치가 정확히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빗썸의 부실검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빗썸이 프레시움의 보고서를 수정하게 된 이유가 빗썸 글로벌과 빗썸에서 공개한 상장 검토보고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 한 투자자가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가 알아차린 보고서의 오류를 정작 거래소가 한 발 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이에 빗썸은 “상장 전에 해당 사안을 발견해 수정했다”며 “빗썸은 투자자 보호와 상장 암호화폐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최고 수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부실한 검증시스템과 수정 보고서 공지 미흡으로 투자자들의 혼란을 낳은 것은 내부 시스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반증”이라며 “이번 일을 기화로 빗썸 뿐 아니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암호화폐 상장 검증시스템과 정보 수정 사항에 대한 공지 시스템 마련 등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장치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