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업 42% "아세안 진출 원해"… 부족한 인프라는 걱정

      2019.11.21 18:21   수정 : 2019.11.21 18:21기사원문
부산 상공계가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신흥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투자 및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와 부산연구원이 21일 공동으로 발표한 지역기업의 아세안 투자와 진출 의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조사응답업체 300개사 중 42.0%인 126개사가 아세안 지역에 대한 투자와 진출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부산의 전체 해외투자금액 중 아세안 지역 투자비중인 40.5%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아세안 지역에 대한 부산 기업의 투자실적과 관심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아세안의 높은 성장세와 지역 중소기업 및 산업과의 적합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아세안 주요국들은 6~9%대의 안정적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8년 기준 아세안 지역의 명목GDP는 2조9000억달러로 세계 5대 경제권으로 성장했고, 2023년에는 4조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체 인구의 60% 가까이가 35세 이하의 젊은 연령층이라 이들의 다양한 소비패턴으로 인해 시장으로서의 매력도 커져가고 있다. 투자 및 진출국가별 선호도에서는 베트남·태국의 비중이 41.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29.5%, 싱가포르 15.8%, 필리핀 10.5%,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2.6%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투자관심도가 월등히 높은 반면 비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세안 지역에 대한 투자와 진출 의향을 밝힌 전체 기업의 71.1%가 제조업이었다. 비제조업은 28.9%에 불과했다.

제조업종별로는 섬유·의류·가죽·가방·신발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이 제조업 전체의 20.7%로 가장 많았다. 화학·고무 14.8%, 1차금속 12.6%, 금속가공 11.1% 등의 순이었다. 비제조업에서는 물류·운송이 70.9%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도소매업이 25.5%였다.

아세안 지역의 높은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진출방식에서는 수출입을 통한 시장접근형이 전체의 87.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지법인 설립 등의 직접투자방식은 12.6%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여전히 지역의 많은 기업들이 직접투자와 그에 따른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 여력과 규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기업의 아세안 투자와 진출을 결정하는 요인 중에서는 시장적 관점에서는 '내수시장 성장성'을 가장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시장 접근성, 시장규모, 원재료 접근성 등이 우선순위를 보였다. 비용·인프라 측면에서는 임금경쟁력, 행정효율성, 인프라 수준, 노동숙련도 순이었다. 투자 측면에서는 비관세장벽, 경제안정성, 정치안정성, 투자안정성 등을 우선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기업의 아세안 투자와 진출에 있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물류, 원료 확보 등 부족한 인프라로 확인됐다. 조사응답업체의 41.4%가 이를 애로로 지적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정치, 경제 등 사회불안정' 23.3%, '투자자금 확보' 15.3%, '정보부족' 14.9% 등의 순이었다.

부산상의와 부산연구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지역기업의 아세안 진출 확대를 위해선 △현지 무역사무소의 추가설치 △상의 등 기업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공유체계 구축 △산학연 협의체를 통한 아세안 지역 연구 활성화 △아세안 내 저개발국가의 도시개발 패키지 참여를 통한 기업동반진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아세안 지역의 기업 투자와 진출은 물론, 다양한 협력방안 모색을 이어가기 위한 구심체로 '아세안 부산특별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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