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금융위, 비트코인 등 모든 암호화폐 ‘가상자산’으로 통일
그동안 암호화폐와 가상통화 등으로 제각각 불렸던 용어가 ‘가상자산’으로 통일될 예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오는 25일 전체회의에서 논의할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모두 금융위원회 입장이 반영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안으로 통합되면서다. 즉 블록체인‧암호화폐 산업 관련 기본법(제정안)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정부와 민간 기업 모두 ‘가상자산’으로 불러야 한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는 전날 비공개 회의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제윤경·전재수·김병욱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암호화폐 업계 관련 특금법 개정안을 통합 의결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한국 등 각 회원국에게 권고한 ‘암호화폐 거래소 인·허가제’ 관련, 금융위·금융정보분석원(FIU) 정책기조가 반영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특금법 개정안으로 합쳐진 것이다.
이른바 ‘특금법 최종안’이다.이에 따라 제윤경‧전재수 의원의 특금법 개정안이 각각 정의했던 가상통화와 디지털 토큰이란 용어도 ‘가상자산’으로 합쳐졌다. 즉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가치의 전자적 증표’는 모두 가상자산에 속한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은 물론 블록체인 서비스(디앱·dApp) 이용권과 같은 유틸리티토큰, 기존 마일리지, 포인트 등도 다른 재화로 교환할 수 있으면 가상자산에 포함된다. 일례로 카카오가 블록체인 기술을 녹여 새롭게 만든 마일리지 서비스 ‘카카오콘’을 자사 이벤트 참여용 등으로 쓰면 가상자산이 아니다. 하지만 향후 카카오콘으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이나 멜론 음악감상 이용권을 사면 가상자산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이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4차위) 권고안보다도 광범위한 개념이다. 당시 4차위는 암호자산으로 용어를 통일하면서 법적지위를 비롯해 조세‧회계처리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즉 허구에 가까운 가상이란 말 대신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흐름에 맞춰 암호화된 디지털 자산으로 정의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 법조계 일각에서도 특금법 최종안이 정의하는 가상자산이 FATF 권고에 따른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부과를 넘어 법률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는 25일 정무위 전체회의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특금법 최종안에 담긴 가상자산에 대한 정의를 추가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법조계 인사들은 “FATF도 암호화폐와 암호화폐 거래소를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로 용어를 통일했지만, 특금법 최종안이 정의한 가상자산은 훨씬 광범위하다”며 “향후 법사위에서라도 가상자산에 대한 정의와 적용범위를 재논의해야 과잉규제논란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