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도 피하지 못한 '악플'.. "제가 왜 그렇게 밉나요"

      2019.11.26 13:04   수정 : 2019.11.26 13: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25), 고(故) 구하라(28) 등이 생전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던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SBS '영재발굴단' 출신 백강현군의 자작곡 '정말이지 이젠 그만해'가 재조명되고 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악플을 받은 천재소년 강현이'라는 제목의 글과 유튜브 링크가 게시됐다. 백 군은 2016년과 2019년 수학영재, 작곡영재, 프로그래밍 천재로 총 3회에 걸쳐 영재발굴단에 출연했다.



작성자는 "자작곡 가사는 자기에 대한 악플을 보고 쓴 거라고 한다"며 "도대체 왜 이런 어린아이까지 악플을 받아야 하냐"고 토로했다.

작성자가 첨부한 유튜브 링크에서 백 군의 자작곡을 들을 수 있었다.
백 군의 가족은 자작곡 소개에 앞서 "강현이가 자기 뉴스가 메인에 실렸다고 좋아하다가 댓글들을 보더니 약간 실망했다. 더 이상 뉴스를 못 보게 차단했지만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강현이도 자기의 재능을 모든 사람이 칭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약간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군은 자작곡 가사로 악플에 대한 슬픔을 표현했다. '정말이지 이젠 그만해'의 가사는 '한 아이가 있었죠 울고 있었죠 / 그 아이를 몰라요 우린 서로 알지 못하죠 / 하지만 사람들은 그 아이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나 봐 돌팔매를 던졌죠 / 지금 제가 너무 아파요 /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요 / 저를 알고 있나요 제가 왜 그렇게 밉나요' 등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글을 접한 대다수 네티즌은 "작은 아이한테까지 악플을 다는 건 정말 잔인하다. 악플로 목숨 끊는 사람들을 보고 느낀 게 없나", "저게 어린아이 쓸 가사냐. 아이가 받은 상처는 어떻게 할 건가"라며 비난했다.

백 군의 어머니 이혜진 씨는 "죽어버리라는 직접적인 저주성 악플, "어~ 송유근 2" "애 발음부터 똑바로 하도록 가르치세요"같이 비아냥거리거나 부모 비난 등 여러 종류의 악플이 달렸었다"며 "강현이가 만 3살 때부터 방송에 출연했는데 악플을 많이 겪어서 애써 무덤덤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직도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작곡은 강현이가 2년 전 아빠 엄마와 즐겁게 의논해가며 만든 노래다. '내 노래를 들으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줄 거야'라는 자기 위안, 자기 암시 같은 노래"라며 "강현이는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굉장히 큰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강현이가 절실하게 느끼며 만든 노래가 악플에 시달리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악플 #어린이 #영재발굴단 #자작곡

hyeonsu@fnnews.com 강현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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