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웰 "방위비 협상, 지소미아와 연관 말라"...4~5배 인상요구 부인 안해
2019.11.26 14:24
수정 : 2019.11.26 14:24기사원문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2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연장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하나의 사안과 별개의 사안을 연관시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방위비 협상에서 우리측에 올해 부담금의 4~5배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소미아 종료가 연기된 데 대해서는 "긍정적이며 희망을 안겨줬다"면서 환영을 나타냈다. 다만 강제징용과 수출규제 등 한일간 현안에 대해서는 "양국이 시간을 갖고 논의하면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개입은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이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한일간의 민감한 문제에 적극적인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틸웰 차관보의 발언은 지소미아 연장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한 미국이 방위비 인상이라는 실리까지 챙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집요한 요구속에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날카로운 반일감정 속에서도 한미 동맹을 고려해 양보를 한 만큼 미국도 방위비 협상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VOA에 "미국이 한일 동맹에 지나치고 비이성적인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입장을 철회하는 방식으로 화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은 우리 정부에는 내년도 방위비를 올해의 5배인 60억달러, 일본에는 4배 오른 80억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