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 할머니의 특별한 기부
2019.11.26 19:16
수정 : 2019.11.26 19:16기사원문
혼자 지하 셋방에 살며 기초생활수급을 받고 있는 80대 김모 할머니였다. 김할머니는 평소에도 주민센터에 자주 방문했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김 할머니는 전재산 2400만 원을 넣은 봉투를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하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익명으로 기부를 부탁한 할머니는 매달 나오는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를 모아 이 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월세 10만원의 지하 방에 거주하는 김 할머니의 어려운 처지를 알고 있는 담당 공무원은 기부를 만류해 보기도 했으나 할머니의 의지는 확고했다.
김 할머니는 "평소 정부지원을 많이 받았고, 언제 죽을지도 몰라 기부 결정을 하게 됐다"며 "지원 받은 돈을 사회에 다시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여유가 있어도 기부하는 일은 쉽지 않은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재산을 기부한다는 것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존경스러운 선행"이라며 "김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이웃에게 전해져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길 바라며, 추운 겨울 김 할머니와 같은 수급자 및 취약계층이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더욱 살뜰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할머니의 기부금 전액은 지난 2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됐다. 기탁된 기부금은 할머니의 고귀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역 내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예정이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