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0.1초라도 빨리 물건 집어야 제조 생산성 향상"

      2019.12.01 18:34   수정 : 2019.12.01 21:32기사원문
"산업용 로봇이 물건을 집는 과정에서 0.1초라도 시간을 아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요. 특히 용접하는 과정에서도 로봇이 용접건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생산성을 높이는 열쇠가 됩니다."

현대로보틱스 응용제어연구팀 임현규 팀장은 지난달 25일 경기 용인 마북로 현대중공업연구소에서 기자와 만나 로봇제어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용접, 핸들링 로봇 등 성능 높여

임 팀장은 주로 산업용 제조 로봇의 움직임 효율을 개선하는데 몰입중이다.

산업용 제조로봇은 주로 여러개의 관절이 달린 로봇 팔에 집게나 드릴, 용접기계 등을 붙여 쓴다. 용도에 따라 로봇팔의 하중 뿐 아니라 움직이는 궤적이 가장 중요하다.
동선을 효과적으로 짤수록 제품 생산시간을 줄일 수 있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임 연구원이 연구중인 분야도 바로 이 '모션 플래닝 알고리즘(motion planning algorithm)'이다.

그는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다 보니 자동차 제조, 조선 등 가장 많이 쓰는 분야가 용접용 로봇"이라며 "로봇이 용접건을 움직일 뿐만 아니라 용접강도를 직접 제어하기 때문에 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용접건 정밀제어 기술을 개발해 실제 쓰이는 로봇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계열 현대 로보틱스가 생산한 스폿용접로봇(HS220), 고밀도핸들링로봇(HH050), 아크용접용로봇(HA006B) 등 33종의 현대로보틱스 로봇 제품에 임 팀장이 연구한 기술이 적용됐다.

■협동로봇시장 성장, 내년 제품 출시

임 팀장은 협동로봇 모션제어를 개선하는 연구에 몰입중이다. 협동로봇은 제조용로봇의 한 종류지만 최근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일반 제조용 로봇은 사람이 없는 특정 구간에서 작업한다. 협동로봇은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과 함께 작업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보다 정교하고 안전 위험이 없어야 한다.

임 연구원은 "앞으로 로봇 시장은 협동로봇이 차지하는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현대로보틱스 또한 내년쯤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은 아직 한계가 많다. 로봇 관련 주변기기 제조업체가 많지 않고, 소규모 사업장에선 로봇을 쓰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다. 로봇 선두주자가 많은 일본, 유럽쪽은 로봇 관련 부품 산업도 발달돼 있다. 그만큼 특정 시장만 아니라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다양한 로봇을 만들기도 유리하다. 로봇 선진국들은 대형 공장 뿐 아니라 소형 공장에서도 로봇을 활용하는 사업장도 많다.

임 팀장은 "국내에선 산업용 로봇을 주로 자동차 등 대규모 공장에서만 쓰지만 일본이나 유럽 등은 대형 공장이 아니더라도 소규모 시스템에서 쓸수 있는 로봇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대형 공장 뿐 아니라 다양한 소형 제조라인에서 쓸 수 있는 분야가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 연구원은 약 20년간 로봇제어연구에 몸담아왔다.
지난 2000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로봇제어기술을 연구중이다. 지난 2007년에 미국 미시건주립대학에서 약 1년간 방문연구원(visiting scholar)으로 있었고, 유타주 브링엄 영 대학(BYU)에서 경영교육을 받았다.
지난 2017년에는 분사되면서 현대중공업 지주 주식회사에서 근무중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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