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4차 협상 돌입, NATO 굴복시킨 美 거센 인상압박 불가피

      2019.12.03 17:10   수정 : 2019.12.04 00: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4차 회의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지난 3차 회의가 파행을 맞은 바 있고 사실상 올해 마지막 회의인 이번 회의에서 한·미 양측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3차 회의 2일차 일정에서 제임스 드하트 대표가 이끄는 미 협상대표단은 "공평·공정한 분담만을 용인할 수 있다"는 정부 대표단과의 입장차 속에 예정보다 일찍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갔다.

미측은 현행 6배 수준인 50억 달러(약 6조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의회나 씽크탱크 내 전문가들은 분담금 수준이 인상돼야 한다는 전제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과의 분담 협상에서 지나친 인상 압박을 가하는 것은 동맹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고, 미군을 '용병'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요지부동이다. 한국과 일본 외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도 운영비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던 미 행정부의 입장이 결국 관철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먹혀들면서 미국은 인상분만큼의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됐다.

이번 4차 회의에서도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념대로 분담금 인상 논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공식 자서전에 따르면 그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이 45억달러에 이른다"면서 "한국은 부유한 나라기 때문에 더 많은 분담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아시아 주요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분담과 관련해 수십 년 동안 양국의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면서 더 많은 협력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을 시사한 셈이다.

미국 내부에서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토가 결국 미국의 입장을 수용했기 때문에 4차 회의에서 미 협상대표단은 여세를 몰아 우리 협상단에 강력한 인상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 기본 원칙을 사수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현행 10차 SMA의 효력은 올해 말까지다.
한 달에 한 번 회의를 갖는 구조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타결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협정 공백이 생긴다. 따라서 한·미 양측 모두 연내 타결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입장차가 커질 경우 4차 회의도 파행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4차 회의 1일차 일정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자정에 돌입했다.

#방위비 #분담금 #미국 #한국 #트럼프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