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돌아온 신동빈'뉴 롯데 구상'… 경영진 인사 초읽기
2019.12.03 18:09
수정 : 2019.12.03 21:56기사원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진 인사를 앞두고 간 1주일여간의 일본 출장에서 복귀하면서 최종 인사 결재만 남겨두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출장길에서 복귀한 후 3일 첫 임원회의를 열었다.
롯데그룹 인사가 이르면 이달 중순 이후로 예정돼 있어 신 회장의 경영진 인사 구상안이 이번 임원회의를 기점으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신 회장이 낙점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들은 그룹의 세대교체와 '뉴 롯데'를 앞당길 전망이다.
신 회장이 지난달 25일 5대 그룹 총수들이 참여한 한·아세안 환영만찬 행사까지 불참하며 일본에 머물며 장고를 거듭한 이번 인사에서 깜짝 놀랄 만한 뉴롯데 청사진을 내놓을지 관심사다.
이미 인사 발표를 한 동종 업계의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 등이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바 있어 롯데그룹도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여성인력 창출에 관심을 둬온 신 회장의 파격적인 인사도 예상된다. 최근 LG생활건강 인사에서 30대 여성임원이 배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그룹 새 판 짜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케미칼, 유통 등 주요 사업의 실적이 신통치 않은 데다 일본계 기업 제품 불매운동에 휘말리는 등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그룹 대표 인사와 관련해서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 수장이 모두 바뀌면서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대한 관심이 높다. 롯데백화점 대표까지 교체될 경우 사상 최초로 백화점 3사의 대표가 한꺼번에 바뀌게 된다.
롯데쇼핑은 지난 3·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올 3·4분기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76억원으로 56% 급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월 30일 열린 경영간담회에서 신 회장이 각 계열사에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을 요구하는 등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신 회장은 최근 국내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계열사 CEO들에게 각 사 모두 위기감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달라는 강도 높은 주문을 했다.
특히 신 회장은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투자의 적절성을 철저히 분석해 집행하고, 예산관리를 강화해 임직원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향후 발생 가능한 외환 및 유동성 위기에도 철저해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신 회장이 이번 일본 출장기간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지난 10월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전 신 회장을 따로 만나 조언을 들었을 만큼 신 회장의 일본 내 정·재계 네트워크는 탄탄하다. 게다가 이번 신 회장의 일본 출장기간에 한·일 간의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도 조율됐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친분이 있는 신 회장은 그동안 한·일 관계 개선에 꾸준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별한 이슈 때문에 일본을 간 건 아니며, 한·일 공동경영 차원의 출장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신 회장은 탈수증세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신격호 명예회장의 병문안도 일본 출장 뒤 귀국 이후에야 가졌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