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가는 곳에 돈 몰린다..마케팅 판도 바꾼 유튜버

      2019.12.04 17:58   수정 : 2019.12.04 17:58기사원문
EBS 펭귄 캐릭터 '펭수'가 직장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유튜브의 폭발력이 다시금 입증되고 있다.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이름을 알린 펭수는 7개월 만에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하면서 광고·협찬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펭수는 최근 의류, 식품, 화장품 등 유통업계는 물론 정부 부처들의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이미 펭수 화보를 담은 나일론 12월호는 품절됐고, 에세이 다이어리는 판매 3시간 만에 1만부가 팔렸다.
펭수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는 이달 중순께 펭수 협업상품을 출시한다. 스파오가 지급한 비용이나 수익배분 조건 등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해리포터, 디자인 같은 캐릭터 지식재산권(IP)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동원F&B는 펭수가 동원참치 CF를 패러디한 적이 있다는 점, 빙그레는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슈퍼콘' CF를 따라하는 '슈퍼콘 챌린지'에 참가한 적이 있는 점을 활용해 펭수 측과 접촉에 나섰다.

펭수와의 협업비용은 간접광고(PPL) 수준인 수백만원대부터 시작해 방송, 유튜브 채널에 공개되는 단독 협업 에피소드 제작은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만치 않은 금액임에도 어떻게든 펭수를 섭외하려고 애를 태우는 곳이 적지 않다.

물론 펭수에게만 이 같은 광고와 협찬이 몰리는 것은 아니다. 방송인 장성규씨가 하는 유튜브 채널 워크맨은 구독자 345만명을 지닐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동영상 제작 협찬 및 광고를 하려는 기업들로 꽉 차 있다. 워크맨의 광고비는 편당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기업 관계자는 "워크맨에 콘텐츠 1건을 의뢰했더니 1억원 넘게 불러서 2편에 총 2억원으로 협상했던 것으로 안다"며 "부르는 게 값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큰 비용인 데다 이미 다른 기업들 일정이 꽉 잡혀 있어 우리 콘텐츠가 나갈 때는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지 미지수여서 협업을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분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정상급 유튜버는 기업 협찬을 받아 브랜드 광고 콘텐츠를 한 편 만드는 데 보통 3000만~800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각종 오프라인 행사 참가 등 옵션이 포함되면 억대를 넘어간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는 데 500만원, 영상 업로드는 1000만원 이상을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유튜브로 돈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1030세대를 주축으로 많은 이들이 TV보다 유튜브 위주로 동영상 콘텐츠를 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튜브는 조회수, 영상 시청시간, 타깃층 등 광고 노출을 정량화·수치화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유튜버들의 소속사 격인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들은 매년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초통령' 도티(본명 나희선)가 공동대표로 있는 샌드박스네트워크 측은 지난해 282억원이었던 매출이 올해 6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치였던 매출 50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이영민 부사장(COO)은 "샌드박스와 함께 성장한 기존 크리에이터들이 다른 우수 크리에이터를 유입시키는 선순환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광고, 배급, 커머스 등 수익사업이 꾸준히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유튜버의 경우 소속사가 생기거나 일정 구독자수를 넘어가면 광고·협찬 단가가 확 뛰곤 하는데 그럼에도 기업들, 특히 유통업계에선 매력적으로 느껴져 접촉하게 된다"며 "유튜브가 워낙 대세인 만큼 이 같은 흐름이 향후 2~3년은 이어질 것 같고 신문, 방송에 쓰이던 마케팅 비용이 유튜브로 향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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