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법무장관에 추미애 '내정'...靑 "사법개혁 완수"(종합)
2019.12.05 13:31
수정 : 2019.12.05 14: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신임 법무부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내정했다.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52일 만이다.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바로 다음날 전격적인 인사라는 점,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판사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인 추 내정자에게 '검찰개혁'의 완수 임무를 부여했다.
지난 10월 14일 조국 전 장관이 사퇴사에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검찰개혁)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밝힌 바람의 '더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적임자로 추 내정자를 선택한 것이다.
추 내정자는 정치권에서 '추다르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강단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 데 있어 적임자라는 평가다.
추 내정자는 대구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24회 사법시험 합격을 통해 공직에 발을 들였으며 광주고법 판사, 춘천·인천·전주지법 판사를 역임했다.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 15·16·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6년 8월부터 2018년 8월까지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당을 이끌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추 내정자에 대해 "소외계층의 권익보호를 위해 법조인이 됐고 국민중심의 판결이란 철학을 지켜온 소신강한 판사로 평가받았다"며 "정계입문 후엔 헌정사상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의원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해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판사, 국회의원으로서 쌓아온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 그리고 그간 추미애 내정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들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발표 시기가 이르면 다음주 정도로 예상됐던 점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최근 청와대는 공개적으로 검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 왔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논란 등에 대해 검찰이 사실상 '무리한 수사'를 펼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대통령의 입'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지난 3일 공개브리핑을 통해 검찰을 겨냥해 "유서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거짓으로 흘린다", "검찰은 12월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 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 등의 경고성 발언을 쏟아냈다.
전날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서울동부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였으며, 청와대는 절차에 따라 성실히 협조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뒤 "다만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김태우의 진술에 의존하여 검찰이 국가중요시설인 청와대를 거듭하여 압수수색한 것은 유감"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추 내정자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법무부 장관 내정에 대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시대적 요구다. 이와 더불어 우리 국민은 국격에 걸맞은 인권과 민생 중심의 법무행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통령님의 제안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함께 해결해 가자는 무거운 제안으로 생각한다.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