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퇴 52일만에 특명… 秋 "소명의식 갖고 '檢 개혁' 부응"

      2019.12.05 17:35   수정 : 2019.12.05 17:46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의 5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이뤄졌다.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고,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 바로 다음 날 전격 단행된 인사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靑 "검찰개혁 완수"

문 대통령은 이날 판사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인 추미애 의원에게 '검찰개혁 완수' 임무를 부여했다.

지난 10월 14일 조국 전 장관이 사퇴사에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검찰개혁)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밝힌 바람의 '더 강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적임자로 추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다.

추 후보자는 정치권에서 '추다르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강단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민정 대변인도 이날 추 후보자에 대해 "소외계층의 권익보호를 위해 법조인이 됐고, 국민 중심의 판결이란 철학을 지켜온 소신 강한 판사로 평가받았다"며 "정계 입문 후엔 헌정사상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의원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판사, 국회의원으로서 쌓아온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 그리고 그간 추미애 후보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들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추 후보자도 이날 지명 발표 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내정 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별도 메시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통령님의 메시지는 따로 없더라도 제가 너무나 잘 안다"며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많은 저항에 부딪히기도 하고 그 길이 매우 험난하리라는 것을 여러분도, 국민도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앞당겨진 '지명', 배경은

당초 후임 법무부 장관으로 추 후보자가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발표 시기는 의외라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도 "당초 발표 예정시기보다는 앞당겨졌다"고 귀띔했다.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청와대는 최근 공개적으로 검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 왔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논란 등에 대해 검찰이 사실상 '무리한 수사'를 펼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대통령의 입'인 고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지난 3일 공개브리핑을 통해 검찰을 겨냥, "유서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거짓으로 흘린다" "검찰은 12월 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 등의 경고성 발언을 쏟아냈다.

전날 검찰의 전격적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서울동부지검 검사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였으며, 청와대는 절차에 따라 성실히 협조했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힌 뒤 "다만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김태우의 진술에 의존하여 검찰이 국가중요시설인 청와대를 거듭하여 압수수색한 것은 유감"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 내부에서 전날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 집행 등에 대해 '도가 지나치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발표를 서두르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fnkhy@fnnews.com 김호연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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