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배 들이받고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선장 실형
2019.12.09 08:00
수정 : 2019.12.09 09:40기사원문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운항 중 부주의로 다른 선박을 들이받고, 추락한 사람에 대해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선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판결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태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 위반 상 선박교통사고도주 혐의로 기소된 A씨(71)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의 형을 판결받았다.
재판부는 "야간에 해상에서 선박을 운항하다 부주의로 피해자가 운항하던 선박을 충돌했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가 해상에 추락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해 도주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상에서의 선박충돌 사고는 지상에서의 차량충돌사고와 달리 사고로 인해 물에 빠진 피해자가 즉시 구조되지 않을 경우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누구든지 인식할 수 있다"며 "제3자가 도주한 사람을 대신해 피해자를 구호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상사고는 구조 없이 도주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50여년 동안 어업에 종사했기 때문에 사고로 피해자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무책임하고 안일하게 현장을 이탈해 그대로 도주했다"며 "피해자는 실종된 지 9일만에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면서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기 급급했고, 이로 인해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11일 오후 9시15분쯤 전남 완도군 인근 해안에서 B씨(71)의 선박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가 바다에 추락했다. 하지만 A씨는 B씨를 구조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고, 결국 B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업무상 과실로 B씨를 해상에 추락하게 한 뒤 필요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