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AA, 보잉 맥스 추가 추락 위험 예견하고도 운항정지 안했다"
2019.12.12 17:39
수정 : 2019.12.12 17:39기사원문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항공 737기 추락과 이듬해인 올 3월 에티오피아 항공의 737기 추락으로 모두 346명이 목숨을 잃었고, 각국이 앞다퉈 운항정지 조처를 내리자 FAA도 마지못해 운항정지를 결정한 바 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히원운송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은 사실들이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FAA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FAA는 지난해 라이온 항공 737맥스 추락 사고 뒤 이같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소프트웨어를 고치지 못하면 같은 종류의 추락사고가 15건 더 발생해 2900여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FAA는 3월까지 400여대에도 못미쳤던 전세계 737맥스 여객기가 최종적으로는 48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보잉이 문제가 된 자동항법장치인 MCAS 소프트웨어 결함을 고치는데 7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MCAS 소프트웨어 결함은 상반된 데이터가 들어올 경우 기수가 아래로 향하며 추락하도록 만들어 2차례 추락 사고를 낸 바 있다.
청문회에서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FAA 관리들은 추락사고를 일으킨 MCAS 장치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었다.
FAA는 조종사들에게 관련 경고를 낸 뒤 추가로 15건의 추락사고가 있을 수도 있다는 자체 분석결과에도 불구하고 어떤 후속 조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잉이 이윤을 위해 안전을 포기했다는 내부고발도 나왔다.
은퇴한 보잉 생산 책임자 에드워드 피어슨은 이날 청문회에서 보잉 경영진이 안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737맥스 생산 확대를 밀어붙였다고 폭로했다.
피어슨에 따르면 사고기 2대가 조립된 워싱턴주 렌턴 공장에서는 지난해 중반까지 핵심 부품 공급 차질로 비롯된 온갖 문제들이 쏟아져나왔고, 이때문에 생산도 차질을 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잉 경영진은 월 생산대수를 47대에서 52대로 확대하는 계획을 강행했다.
피어슨은 청문회에서 "2018년 6월 보잉이 품질과 안전보다도 생산속도를 우선하고 있는 점에 심각히 우려하게 됐다"면서 "공장은 혼돈에 빠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첫번째 추락사고가 있기 전 생산품질에 관한 심각한 우려를 고위 경영진에 보고했고" 2번째 추락 사고 전에도 이를 보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피어슨은 보잉이 당시 조립 생산 라인을 폐쇄하고 안전, 품질조사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만 경영진은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았고, 이같은 문제에 대해 현 FAA 청장인 스티븐 딕슨을 비롯해 FAA 관계자들에게 편지로 경고했지만 FAA 역시 어떤 대응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하원 운송위원회 위원장인 피터 드파지오(민주·오리건) 의원은 FAA 가 "직무 수행에 실패했다"면서 "항공 대중의 안전을 담보하는데 필요한 규제감독에 FAA가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9월 FAA 청장으로 취임한 딕슨은 보잉 737맥스 운항재개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 놓은 것이 없다고 밝혀 내년 초 운항재개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딕슨 청장은 또 보잉에 각 항공사들에 관련 경고를 보내도록 했지만 보잉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벌금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