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 "우리 이름 쓰지마" 한국타이어 지주사명 분쟁 휘말려
2019.12.13 20:12
수정 : 2019.12.13 20:12기사원문
13일 금융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상대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국테크놀로지 측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사명 변경이 자사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은 물론 투자자들이 혼동을 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올해 5월 3세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그룹 계열사에 '테크놀로지'와 '그룹'을 붙이는 사명 변경 작업을 진행했다.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주력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이름을 바꿨다.
최근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된 조현범 대표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맡고, 형인 조현식 부회장이 지주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이끄는 형태로 추진됐다. 조현식 부회장도 조현범 대표에 이어 검찰에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는 현재의 사명을 이미 7년간 사용해온 중견기업으로, 업계에 충분히 알려진 회사"라며 "한국타이어 측이 사업재편 과정에서 한국테크놀로지의 주력인 전장부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상호 변경을 진행할 당시 상표등록권 등을 확인하고 진행했다. 법적 절차에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사례에서는 법원이 상호 사용을 선점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김수근 명예회장이 설립한 대성그룹의 경우 장남인 김영대 회장이 대성산업을, 셋째 아들인 김영훈 회장이 대성그룹을 이끌었다. 김영훈 회장은 2009년 대구도시가스를 분할한 후 '대성홀딩스'로 상호변경 등기를 마치고 지주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김영대 회장도 이듬해 대성산업을 분할해 사업목적으로 지주사업을 추가하면서 '주식회사 대성지주'를 상장했다. 대성홀딩스가 "대성지주는 사실상 대성홀딩스와 같은 의미"라며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대성산업 측이 대성지주라는 상호를 사용하면 안 된다"며 대성홀딩스의 손을 들어줬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